아주아주 슬픈 이야기
옛날 옛날에 하니라는 쇼트트랙 선수가 살았다.
하니는 쇼트트랙 부분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어느날 문득 최고스피드에 대한 열망이 생겨 스피드스케이팅 분야에도 도전장을 내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본인의 목표도 이루고 국위선양도 하기 위함이었다.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등록은 그리 수월하지 못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나이리가 극구 반대했기 때문이다.
나이리는 이렇게 주장했다.
"쟤 하니는 평생 쇼트트랙해왔으면서 얼척없게 왠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영혼이 다르므로 절대 이 영역으로 넘어와선 안되!"
하지만 하니는 평생 빙판위에서 속도를 내기 위한 운동을 해왔고 몇가지 부분만 더 익히면 충분히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낼 준비가 되어있었다.
하니는 이렇게 주장했다.
"물론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의 룰은 다르지만, 둘다 얼음위에서 속도를 경쟁하는 것은 같지 않나요? 저는 스피드스테이팅 선수의 우람한 허벅지 근육은 없지만, 날 쌘 코너링 기술이 있어요. 제 특장점과 더불어 근육량을 늘려 대회에 나가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리는 절대로 하니를 스피드스케이팅장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난 10년간 자신이 피땀흘려 올라온 자리를 다른 분야의 경쟁자에게 내어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나이리는 이렇게 말했다.
"하니 너가 스피드스케이팅을 진정 하고 싶으면, 한국체대 스피드스케이팅과에 다시 입학해서 4년을 졸업한 후 학위를 내게 가져와. 그럼 얼마든지 스피드스케이팅을 할 수 있게 해주겠어."
사실 나이리의 주장은 너무나도 억지스러웠다. 다시 한국체대에 입학해야할 필요성도 없었고, 대학 4년을 다닌다면 오히려 하니의 나이가 선수생활을 하기엔 너무 많아져버리게 될 것이다.
하니가 부탁의 부탁을 해도 나이리를 필두로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하니가 스피드스케이팅용 스케이트를 신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만약 스피드스케이팅 빙상장에 발을 들여놓으면 그나마 가지고 있던 쇼트트랙 선수등록증도 말소가 되도록 빙상연맹에 신고를 할거라 으름장을 놓았다.
하니는 대국민 호소를 통해 본인이 스피드스케이팅을 해도 충분히 잘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로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전국에 생중계되는 중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을 선보였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수많은 방해공작 탓에 본인이 준비한 만킁의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나이리는 하니의 스피드스케이팅 장면을 보고 엄청난 비난을 쏟아냈다.
"하니 팔각도 더 굽혀야..."
결국 하니는 나이리를 필두로 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단의 모략에 굴복하여 꿈에 그리던 스피드스케이팅 진출과 올림픽금메달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본인들의 운동보다 하니의 진입을 막기에 급급했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 그리고 그들을 후원해줬던 빙상연맹은 다가온 평창올림픽에서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출전하여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게 되었다.
참으로 슬프고도 슬픈 이야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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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하니는 스피드스케이팅 실력을 입증받은 사례가 없네요?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이나, 국대선발전이나, 하다못해 전국체전이라도 나가서 실력을 입증했으면 모르겠는데 그렇게 안 했다면 할말 없죠.
쇼트트랙 선수니까 여러가지 호소가 먹혀서 목소리나 낼 수 있었지, 아니라면 국물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