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아닌 삼수 망쳤습니다 (수능후기)
초중학교때에 꽤나 똘똘한학생이었습니다
중간, 기말고사 볼적에 백점은 흔한것이었고 못봐야 90점 80점대
부모님이나 주변의 기대는 커졌지만 전 사춘기시절에 접어들면서 반항했습니다
공부는 안하고 교복줄여서 입고 맨날 시내나가서 놀고 부모님이랑 싸우고 말도 안하고 하루밖에 아니지만 가출도 해보고 점점 원하는 방향과 어긋난 저에대해 부모님은 아무런 기대도 하지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생이되고 역시 공부를 하지않았습니다 그래도 항상 불안하지 않았던것은 제 기저에 내가 어린시절은 꽤나 똘똘했기에 지금 공부를 하지않아서 그렇지 라는 마음에 내가 다시 공부하면 금방 다시 상위권을 차지할것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다니면서 알바도 해보고 할수있던것은 거희 다해봤던것같습니다 고삼이 되면서 다른애들처럼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첫 야자날 거희 몇년간 처음으로 공부하려니 야자째고 도망가다가 다음날 엄청혼났던 기억이 나네요. 선생님도 나중에 말씀하셨지만 저를 아예 진학을 포기한 학생이라고 보셨더라구요 여튼간 그렇게 억지로 맞이한 고삼에 그래도 학교에서 강제로시키는 자습은 다 나가서 대충 끄적이니 바로 성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과였는데 수학 A로 바꾸고 바로 4등급대 과탐은 23등급이 나오기시작했습니다 물론 234등급이 높은등급은 아니지만 중3이후 아예 공부 안하던 저에게는 높은등급이었고 선생님도 정말 잘해보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해 수능은 6 3 5 4 4 받았습니다 국어는 포기해서 별 생각이없었고 뭐 나름 일년도아니고 딱 3월부터 공부한거치곤 나쁘지 않아 스스로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재수해도 나쁘지 않지않나? 하는마음이었죠 일단 원서는 썼습니다 전문대를 썼고 당연히 붙고도 남을점수였는데 떨어졌습니다 떨어졌는데도 마음이 하나도 안아프고 오히려 후련했습니다 재수해서 서울로 가야겠다는 마음에 기쁘기까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생각해보니 그때 붙었어야했었네요 이게 제 인생의 불행의 시발점이 될줄은...
재수를 시작하기 전에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5월까지했었나? 5월까지 한자도 안보고 알바를 관둔뒤 그리고 재종을 들어갔어야 하는데 그냥 독재하겠다고 해서 도서관에 다녔습니다. 일주일에 3회미만. 그것마저도 가서 잠자거나 알바할때 벌어둔돈으로 도서관간척 친구만나서 놀고 그랬습니다. 당연히 공부는 하나도 안했고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짧은시간에 완전 노베에서 그래도 34등급받았으니까 좀만하면 23등급받겠네하는 안일한 마음에 공부는 아예접고 10월에 처음으로 공부 시작했고 당연히 수능은 64555받았습니다 물론 제가 공부안한거라 저렇게 받았지만 처음으로 인생이 후회기시작하고 저스스로가 너무 한심해서 삼반수를 결심합니다. 일단 어디 대학이라도 가야할것같아서 대학에 지원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역때 지원한곳의 야간반을 지원하고 겨우 예비받아서 들어갑니다 다니는동안 스스로 자괴감이 심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중에 재수한친구가 저밖에 없어서 기대감이 커서 자꾸 어디다니느냐고 물어보면 전 답할말이없었고, 주간반애들은 일찍 끝나고 집에가는데 저는 5시에가서 저녁시간도없이 10까지 수업을 듣는게 너무 싫었습니다 원래 반수하려고 했는데 학교마치고 우연히 본 고등학교 친구가 '너 우리학교 왔다며? 시간표 알려줘' 이말에 '나 야간다녀' 딱 이말하고나서 너무 제스스로가 분해서 다음날 자퇴를 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쉽게 허락안해주실줄 알았는데 제뜻을 전달하니까 한번 더 해보시라며 지원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집 근처 독재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공부를 시작했고 첫날이 4월말이었습니다 4월모의고사를 풀어봤는데 거희 56등급.. 수학은 가형으로 옮겼는데 3문제밖에 풀수있는문제가 없었습니다 답이없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개념부터 시작했습니다 성공수기들을 모아보면서 방향을 잡았고 주변에서도 도움을 청해서 어떻게할지 계획을 세웠고 차차 지켜나갔습니다 이때 1분단위로 표를만들어서 하루를 어떻게 썼는지까지 모두 기록했습니다 형광펜으로 하나하나 지워가면서요 1-2분도 아껴가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스톱워치에 매일 14-15시간정도찍혔고 정말 열심히 스스로도 기특하고 처음본사람이 열심히 한다할정도로 했습니다 수학 개념책을 5번이나 반복해서 풀고 구문독해도 3번이나 돌리고 단어도 계속보고 반복했습니다. 이쯤되면 성적이 오를만도한데, 그리고 실력도 늘어난것같은데 처음 6월 9월까지 성적이 하나도 안올랐습니다 이때 좀 심하게 슬럼프가 와서 굉장히 우울했는데 가족들 저빼고 다같이 태국여행가서도 우울했고.. 누가 말만걸면 울정도로.. 고등학교 원서쓰러갔다가 선생님만나서 울고 9월내내 울었던것같습니다 이때 정신과에가서 우울증 검사하고 중증우울증까지 진단받았었습니다..ㅠ 이때는 매일 9~11시간정도 공부했습니다 10월이되고 10월모의고사에서 제 기준 대박을 터트립니다 33313을 받았습니다 매일 456등급 받던 저에게 첨으로 3이라는 거기다가 1도있어서 수능까지 한달남았지만 지금처럼 열심히하면 되지않을까.. 하는마음에 다시 힘을 얻고 열심히 시작했습니다 막판 11월 되니까 과거 모의고사들을 풀어보는데 1 2등급 영어는 맨날 5 받던제가 2듭급도 받아보고 정말 잘될것같았습니다
수능날 아침에 일어나서 버스타고 학교로 갔습니다 자리 정돈좀 하고 국어 정리한거 읽다보니 감독 선생님이 들어오시는데 그때부터 엄청난 긴장감에 사로잡혔습니다 평소에 전혀 긴장안하는 성격인데 갑자기미칠듯이 긴장되고 주변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들렸습니다 맨날 모자를 쓰고 공부했는데 모자를 벗으니 또 앞머리가 흘러내리고 자꾸 옆에서 시험지 넘기는 소리가 들려서 글이 하나도 안읽혔습니다 또 4번이 너무많아서.. 말도안되게 4번밖에 안나와서 다시 풀어보느랴.. 시간이.. 결국 한지문은 읽어보지도 못했고 4분제를 찍지도 못하고 종이쳐버려서 그대로 제출했습니다
그 이후에 멘탈관리에 실패해서 계속 눈물이나더라구요 수학.. 정말 너무못해서 제일 고생하면서 했는데 맨날 풀던 역함수 미분법에서 갑자기 막히니까 또 눈물이나고 평소에 했던것만큼도 못보고.. 탐구시간까지 울면서 시험봤던것같아요 저도 제가 이렇게 스스로 나약했나 싶기도 하고 정말 강한줄 알았는데 N+1되면서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니까 답 하나를 골라도 이게 정답이 아니면어쩌지 하는 압박에 평소엔 쉽게 고를 쉬운답도 쉽게 체크하고 못넘어가겠더라고요
가체점은 안했습니다 어차피 논술도 못갈 점수받았거든요 가채점표에 쓴것들 다 지우고 컴싸로 다 까맣게 칠해버렸습니다
수능끝나고 남는 그시간에 고삼애들 떠드는데 나 수능망쳤다 하면서 막 웃는데 부럽더라구요
나도 이년전에는 웃을수있었는데 삼수나 되면 어떻게 웃어요 수능망쳤다고
아마 잘나와도 45등급 나올것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가는것을 포기할까 생각중이에요
삼수나해서 또 전문대를 가야하는것은 제 스스로가 용납이 안되네요 또 사회적 시선또한 삼수나 했으면 최소 서성한 아니야? 이런것또한 견디기 힘들어요 재수 삼수하면서 친구들도 다 떨어져나갔어요 사실 제가 내친것이죠 SNS는 보고있는게 너무괴로워서 모두 끊었고 전화번호도 바꾸고 알려주지않았어요 사실 다시 만나고 싶지도않아요 이렇게 밑바닥까지 추락한절 보여주고싶지않아요
수능끝나고 일주일동안 아무도 안만나고 맨날 집에있었고 거희 삼사일간은 매일울었어요 앞으로 미래가 너무 참담하고 당장 대학을 안가면 난 뭘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잠도안오더라구요 밥도 거희안먹고.. 그래도 오늘은 일어나서 그 많은책들 정리하고 지금까지 생각을 여기에 정리해보니 좀 후련하기도 하네요
책 정리해보면서 든 생각은 그래도 열심히했다는것만큼은 정말 일말의 거짓말없는 사실이라는거에요 그 어떤책도 한번보고 넘긴것은 없었어요 독재학원 마지막날 선생님이 넌 그래도 우리학원에서 제일 열심히 한축이라고 한말이 기억나네요 원래 노력하면 실력 따라온다는말을 믿었는데 노력하면 분명 실력은 오른다는거에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시험날 컨디션도 무시못하는것같아요 자기 멘탈관리를 못하면 다아는것도 새하얘지니까..
그래도 내년시험 준비하시는분들께드리는 제 아쉬운점이라면 일단 공부를 너무 괴롭고 힘들게하지않았나 하는거에요 수학이 너무 힘들어서 하루종일 150문제가량을 풀면 새벽쯔음에는 수학때매 구역질이나요 정말. 생각해보면 좀더 즐겁게 할수있는데 너무 공부를 괴롭고 힘들게 하지않았나.. 그리고 정말 멘탈관리. 전 난이도 같은부분은 그래도 최악의경우도 다 감안해서 어렵게했는데 정말 수험장에서 저처럼 울면서풀면 망해요.. 다 어려운 시험이고 나만어려운거 아니니까.. 전 수학시험지에 울면서 난국어를 존나잘봤다 계속쓰면서 자기최면해도 안되더라구요..ㅠ하...
사수할까..? 하는마음도 약간 들긴하는데 또 생각하면 정말 구역질나서 시험은 못볼것같아요
이렇게 어쩌면 짧은기간이었지만 열심히해도 안되는거보니 저는 입시판하고는 안맞는거겠죠 수능성적표가 아직 안나와서 모르겠지만 갈수있는대학이 없을것같아요 ㅣ렇게 망할거면 막판에 막 890점 나오지말지.. ㅠ 눈만높아져서 아직 잘은 모르겠으나 정말 갈곳이 없다면 여군부사관에 지원해볼까 하는생각이에요 공부원시험은 더더욱 자신이없어서..ㅎㅎ 아 부사관도 시험봐야하지만.. 세상에 시험아닌게 없네요 .. 생각해보니 20살이후로 정말 행복한적이없어요 항상 마음에 돌얹고산것같아요 이제는 좀 행복해지는법을 찾아야겠어요 어제까지 죽어도 아깝지ㅏㄶ을 인생이다 하고있었는데 오늘부터는좀 돌아다니려고하고있어요 알바도 다시구해볼거고 이제 밥도잘챙겨먹게요 제가 수능망쳤다고 주변사람까지 힘들게 하면안되죠 남들 다가는대학 가기 참힘드네요 ..지금까지 뭐라쓴건지 너무 의식의 흐름글이네요 ..긴글이지만 읽어주ㅕ서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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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시선은 신경 쓰지마세요.. 힘드시겠지만 신경쓰면 더 힘들어지잖아요ㅜㅜ 우리 함께 일어서서 앞으로 나가봐요.. 너무 19 살의 시간에만 머문것 같애요.. 그냥 이젠 추억으로만 남겨요.. 그냥 인생 미리 배운거라 치고
ㅜㅜ님 힘내세요 진짜로 힘내세요...
다 읽었는데 슬프네요...수능이 전부가 아니고 삼수를 실패하셨다고 끝이아니에요....언젠가 노력하신거 다 돌려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아이고,...ㅠㅠ(토닥토딕)같은 96년생 논술러가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ㅠㅠ
읽기만 해도 얼마나 힘들지 감히 상상이 안가네요...
뭐라 말씀드려도 위로가 되진 못하겠지만 노력은 성적이 아니더라도 결국 다른 경로로 보상받게 되어있다고 믿습니다. 힘내세요
저도 96입니다 ㅜㅜ 힘내요 ..
이제봤지만 정말 고생하셨네요...
힘내세요... 저도 재수실패하고 삼수포기했어요
부사관 준비중이네요ㅜㅜ
힘내세요.. 어떻게 살고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