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4Answer [592707] · MS 2015 · 쪽지

2016-03-27 21:32:51
조회수 949

오랜만에 들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cuttingedge.orbi.kr/0008200758

학기 시작전에는 '이런 재밌는 오르비는 대학 가서도 해야지'하면서 열활 해놓고선 막상 학기가 시작되니 동아리하랴 학점따랴 어울리랴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오르비 자체를 거의 잊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들어와보니 활동 하시는 분들도 몇몇분 빼고는 다 달라지시고 공부관련 질문글이 많아졌군요. 제가 여기서 보냈던 재밌는 시간들이 꿈과 같이 느껴질 정도로 '입시 사이트'로 바뀐 모습을 보니 새삼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 와중에도 관종 일정량의 법칙은 늘 사이트와 함께한다니 참 신기하군요ㅋㅋ


뭐 예전에도 여기다 썰을 대강 푼 적이 있지만 전 사수를 해서 현재 의대는 아닌 모 과에 재학중입니다. 삼수를 탐구+원서영역 실패로 말아먹고 눈물을 삼키며 사수를 해서는 재수때 붙었고 갈 수 있었던 학교와 학과를 붙은걸 보니 저에게도 연어의 기질이 흐르고 있었나 봅니다. 여기는 제 운명의 학교라 생각하고 크게 만족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어느덧 대학 생활도 한달이 다 되어가고, 과제에 치여 살고 있는 탓에 몸은 고단하지만, 대학에 와서 또 새로운 공부를 하고 동기들과 아는 것을 공유한다는게 수험생활때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대학교 공부는 막상 파고들면 끝이 없다는게 몸으로 실감이 나지만, 4년간 했던 수능공부보다는 훨씬 흥미를 느끼는지라 현재까지 대학생활 만족도는 극상이네요. 

본론으로 들어가 작년과 다르고 새로운 대학생활을 하면서 요 한달동안 느낀걸 얘기하자면, 우선 수능이나 논술에 쓴 몇년의 노력이 헛된건 아니라는 겁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에요. 저도 현재의 탐구 제도에 굉장히 불만이 많은 사람입니다만, 그렇다고 수능 자체가 필요없진 않더라고요. 입시를 준비하면서 탐구 꼼꼼하게 보고, 교과서에 나온 수학 정리 증명해 보고 이런게 결국 대학 공부에서도 밑거름이 되더군요. 그러니 현재 고삼분들은 자신의 지식량을 쌓기 위해 열심히 하시고, 재수, N수 분들은 현재 하는 공부에 회의감이 들더라도 이게 언젠간 내 대학생활의 밑바탕이 될거다 하는 생각으로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한때 장수생으로서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공대 가시려는 분들 중에 생,지 택하신 분들은 나중에 대학 들어가기 전에 꼭 물리는 고등학교 과정 ebs라도 보고 가세요. 바로 일반물리 들어가니 생,지 치고 온 동기들은 고생을 좀 많이 하더라고요. 
그리고 대학 생활은 여기만 들어가면 될거다 하는 환상을 가질 만큼은 아니지만(당장 대숲이나 커뮤니티만 봐도 이런 생각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한탄이 꽤 많죠), 그래도 수험생활보다는 내 하는 행동의 자유도가 큽니다. 저같은 장수생이야 더이상 재수강이란걸 만들면 안되기에 재수강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빡세게 해야 하지만, 현역이나 재수 정도면 새내기때는 좀 다른 활동도 해보고 이런 기회가 많다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들어가봐야 뭐하나 이런 회의감에 빠지지는 마시고요. 

작년에는 아무도 제 존재를 모를 정도로 아싸로 지내다 그냥 바로 반수했다면 올해는 아예 만족하며 정착할 생각을 하고 살다 보니 이젠 여기 와도 반수같은건 생각이 안나네요. 그만큼 몸이 힘들어도 입시를 치를 떄와는 또 다른 세계인거 같습니다. 학과에서 아재소리 들어가며 동기하고 놀고, 공부하고, 사발식도 자원해서 해보고, 꽐라될때까지 밤새도록 술도 마셔보고 하고 있습니다. 
94년생 준 아재도 이렇게 즐기면서 사는데 다른 분들도 저같은 경우 보면서 '나는 저거보단 낫다ㅋㅋ'이러시면서 내년에 대한 희망을 얻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올해 정말 후회없이 노력하시고 내년 정말 꼭 즐기시길 바랍니다!

제가 글 실력이 형편없어서 좀 중구난방인데 모쪼록 제가 말하고자 하는바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