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상담 좀 해주실 분 (장문)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했습니다. 남들보다 적게 노력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무언가를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미래의 꿈이나 직업에 대한 고민도 없었고, 단지 남들이 좋다고 말하거나 성적 높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이 곧 제 진로가 되었습니다.
일반고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에 진학했습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공부에 대한 간절함을 느꼈습니다. 기초과목에서는 과고/영재고 출신 친구들이 이미 고등학교 때 학습했던 내용을 접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일반고 출신인 저는 평균 언저리의 성적을 받으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공부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단순히 다른 사람들을 이기기 위한 경쟁이었습니다.
결국 1학년 1학기를 제외하고는 4점대 성적을 기록했고, 2학년 때는 과탑에 가까운 성적을 받았습니다. 동기들 사이에서는 ‘천재’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막상 제 자신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없었습니다. 각자의 꿈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친구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부러웠습니다. 학교를 쭉 다니면 카이스트의 특성상 학사졸 비율이 낮아 대학원에 가 석/박을 하게 되겠고, 전공에 아무 관심도 없는 내가 박사를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싶어 그냥 라이센스 달고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해보자 하여 군대에 입대하여 수능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의치한약수 중 개인적인 선호도는 수>치>의>한>약 이였지만, 성적에 맞춰 지원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것 같아 결국 의대를 선택했습니다. 근 한 달 동안 고민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의사에 큰 뜻이 없는 내가 입학부터 전공의 과정까지 10년 넘는 시간을 매일 공부하며, 전공의 시절 주 100시간 이상의 노동을 견디는 삶을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세상의 시선에 대한 회의감도 듭니다. 의사를 끌어내리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 의료 대란의 본질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 의사를 악마화하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그런 행위가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이용되는 정치 현실. 이러한 환경에서 내가 진정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싶습니다.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수의대를 다시 고려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혹시 또 다른 선택을 했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도 드는데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맞을까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저는 MBTI 뭐같나요 17
실제로들어본말)싸가지없어서 외동인 줄 알았다
-
너무 병신같나..
-
무물보 17
해주세요
-
이거 코어랑 모어 합치니깐 1000문제인대ㅈ버그임?
-
어 방금 생각남 ㄹㅇ내머릿속애서나가.
-
확통이와 미적이의 공통 점수차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런거죠??
-
옯뉴비임
-
아주 기부니 좋음 Definition 말하는거임
-
치질걸림 4
치질걸렸는데솔직히대학붙여주자 삼일째잠못자는중
-
옯뉴비에요
-
ㄹㅇ왜케 없지 진짜 주변에서도 본 적 없음
-
멋짐
-
아무거나라도..! 정 인되면 제가 해드릴 수도 있구요
-
아도신곡 2
좋네요
-
소수과보단 대형과가 타격이 큰건가오
-
국어 90 수학 85 영어 66 나왔어요 수학 3점짜리 실수해서 틀리고 29번...
-
https://nz.sa/xAPkS
-
올해 ㅅㄷㅇㅈ 모집 중앙대까지 ㅇㅇ
-
그래서 cc감점 16
2배수 어쩌고 차이 안나면 설대식5점이라는 뜻임? ㅈㄴ 직관적이지 않네 이해가 안 됨
-
옯스타 홍보안하겠습니다 13
네
-
한 5년 잇네
-
남의 인생한탄글에 자기 경험이나 생각 적는 수준을 벗어나서 “고민되는 순간...
-
떨어지면 걍 죽지 뭐
-
큐브 2
요즘 재미들려서 열심히 하는데 별점 테러 당하고 급 기분 나빠짐 풀고있었는데 먼저...
-
노래방 마렵다 1
같이 갈 친구가 없네 아..
-
50만원짜리 MRI는 과잉진료라고 정형외과 ㅈㄴ 까대면서 80만원짜리 '척추 강화...
-
깨달음을 2
못 얻엇다
-
요즘 뭔가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골고루 못하네요
-
제발보내달란거임
-
25수능 언매 확통 정법 사문 22333 나왔습니다. 20, 21, 27, 28...
-
심심함..
-
저기서 살짝 해피로 가면 정신병자가 죽으려했다가 혼수상태일때 영혼이 잠시...
-
님들 다 기만임 1
생존햇잖음
-
이제 LLM도 4
중국한테 따이네 한국은 애초에 답 없었고 미국이랑 중국 양강구도인데 미국 발등에 불...
-
하하하 이제 평화롭군
-
일로 오렴
-
디시펌
-
천재적인 경우 많이 봤음
-
모르면 외워 0
흐흐
-
ㅈㄱㄴ
-
태권도, 검도, 축구, 야구, 바둑, 그림 꽤 진지하게 했었는데 이 중에 하나라도...
-
의한대전 5
증원빔이후로오랜만에보는것같네
-
근데 생각이안남
-
착한 오르비언들입니다
-
술을마셨어요 0
이렇게많이머신게처음인데기분이좋아서짜증나
-
소설 하나 써봄 5
옛날에 호랑이가 잇엇다 호랑이는 컸다 그래서 무서웠다
-
정신병자가연상이어야함 정상인은 연하인데 정병인이 평소엔 티 하나도 안내고 밝아보여서...
-
친구가 있다는사람들은 11
뭐 그냥 ㄱㅁ하고싶은거죠?? 그쵸??
-
수험생활 4
낭만잇고 재밋음. 조은 추억이 될 거 가틈
ㅠㅠㅠ 어렵다
진로를 찾아가려 하시는게 멋지긴 한데 후회안할자신있으시면 뭐...
저라면 일반의 면허증따고 다시 수의대 들어갈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면허증이란 보험성격으로 들고가는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인생사 새옹지마 입니다.
"공부"하는거를 좋아하시면 의대다니는거에 문제는없겠지만 무슨 과를 하고싶다 라는게 의대 다니는 중에 생기지않으면 똑같은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수술과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과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아져서 힘들 수 있습니다. 자신이 사람 몸에 침습적인 것을 할 수 있을지부터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침습적인 것들을 못하겠다면 메디컬 계열은 피하시고 공대 다니는게 훨씬 낫습니다
집에 돈많으면 수의대 ㄱ
그외는 모르겠음
의대 상위 의대임? 그러면 의대 ㅊㅊ
설수의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