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홍 [1355514] · MS 2024 · 쪽지

2024-12-15 21: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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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예정) 나의 첫사랑은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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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한 기회로 첫사랑 썰을 풀게 되었고 그 때문에 욕도 차단도 많이... 크흠 열렬한 성원을 받아 이륙도 하고 메인도 가봄

아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아주 평범하고 솔직한 이야기 여서 라고 생각함


글은 삭제했지만 암튼 본 사람들 중 후기가 궁금하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오늘 한정 결말 남김


불편하다면 이전 누르고 가셈


어제 그 글을 쓰고 밤새 생각함

가벼운 10대의 연애임에도 3년이나 지속된 관계임에도

미숙하고 어린 나이에 서로의 가장 힘든 시기가 겹쳐 허망하게 한 마디 말실수가 초래한 엔딩


돌이켜 보니 후회가 가득했고,

그 후회는 그동안 죽이고 있던 미련을 수면 위로 떠올렸음

장난 삼아 자니? 라고 보내라며 댓을 달던 옯비언들의 말에 장난스레 답글을 달면서도

정말 보낼까 생각했지만

이 밤 중에 문자를 받는다면 나라도 가벼이 여길 거 같아 참았음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오늘 점심, 드디어 디엠를 보냄


가벼운 인사 두 줄.


서로 팔로우 하지 않는다는 문구 아래 동동 떠있는 내가 보낸 두 말풍선을 난 참 오래 바라보며

그저 나를 기억이라도 해줬으면, 너무 매몰차지 않는 답장 하나면 충분할 거 같다고 여겼음


그리고 오늘 저녁, 답장이 옴

당황스러움과 고마움을 충분히 담은 답장. 

뭐라 답을 할지 고민하는 나에게 그 애는 이별 후 이야기를 하나하나 해주었고

마지막엔 너는? 이라는 질문을 했음


그에 나는 입시로 범벅된 내 지난 시간은 아주 짧게,

내가 많이 보고 싶었음을, 사실은 아주 많이 후회했음을 아주 길게 이야기 했음


그 애는 그 글을 모두 읽고서

사실은 자기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음을 밝혔음


이별할 때 만큼이나 마음이 쿵 내려 앉아 답을 뭐라 할 지 고민하는 나에게

그 애는 사실 너라고, 아주 오래 보고 싶었다고

내 이름의 계정으로 팔로우가 오면 모두 받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도 받고 (내가 전번을 없앴었음)

언젠가 연락을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고

간간히 내 소식을 대신 전해주던 지인들도 내 소식을 어느 순간부터 몰라 이젠 정말 끝이구나 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남에 너무 감사함을 말했음


그렇게 그는 내가 대략 6년전,

가로등만 켜진 버스 정류장에서 들었던 그 말을 다시 해줬음


'나랑 사귀자'


두번째는 좀 더 멋지게 답하고 싶었는데 그냥 너무 좋다고 답을 보냄

보고 싶다는 말도 함께.


우리 둘 다 다행히 본가가 고등학교 때와 같았고 그는 한달음에 우리집 앞으로 왔음

알바 가는 길과 반대에 있는 우리 집.

10분을 보겠다고 그 길을 그는 주저 없이 와줬음

마치 6년 전처럼.


5분 안에 나가겠다 답장해놓고 난 정말 빛의 속도로 그를 보러 달려 나감


제대한지 얼마 안 되어 한 껏 짧아진 머리, 그 때보단 좀 더 자란 골격


하지만 중학교 내 다리를 덮어주었던 그 아이보리 파카를 입고


나를 보며 한 껏 웃으며 놀이터 앞에 서 있는 그를 어떻게 몰라 볼 수 있을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부터 속도 한 번 안 줄이고 달려나가 그에게 안겼고


그는 그런 날 꼭 안아주며 다시는 안 놓겠노라고 말했음


그렇게 우린 다시 만나게 되었음

놓겠다고 말해도 이제 내가 안 놔줄거임 절대


암튼,,,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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