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군수(+공군)에 관한 사견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이 끝나고 군수 물어보는 분들이 많은데요, 수능도 끝나고 논술도 끝났겠다 전역 50일 남은 입장에서 군수, 특히 공군 군수에 관해 몇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해당 글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의견이니, 일반화해서 생각하시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만약 본인이
A. 미필 01~04년생이다(N이 4 이상이다)
B. 메디컬같이 특정 나이대까지 미룰 수 있는 학과에 다니고 있지 않다
>>> A와 B에 해당하는데 군수를 하고 싶다 : 어떤 방식으로든 일단 군대부터 해결하세요. 이유는 뭐...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편의상 음슴체 사용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전군 공통으로]
필자가 생각하는 군수 최적화(?) 사람은 국영수가 탄탄한데 수능날 탐구 1과목이나 2과목이 크게 미끌어진 사람임. 탄탄하다는 기준이라 함은 (난이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국어~수학 1등급 컷~높2 정도+영어 쉬울 때(1등급 비율 7% 이상인 시험)는 1등급/어려울 때(1등급 비율 7% 이하인 시험)에서 86점 이상 받는 사람. 사회에서 하는 재수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국어 답 없으면 군수 성공 비율도 그리 높지 않음. 자신의 특기가 무엇이고, 자대가 어디며, 선후임, 간부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나마 근무+훈련 참여하고 남는 시간에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성적대가 저 정도라고 생각함.
[여기서부터는 "공군" 기준]
1. 입대 전
- 필자는 작년에 일반병 기준 97점을 맞추고 공군 성수기에 입대함. 당시 91점이었던 합격컷이었는데, 2024학년도 수능이 국어를 중심으로 불로 나와 미끄러진 사람들이 공군으로 몰리면서 올해 기준 내 점수가 1차 커트라인이 되버림. (상반기 때는 의대 휴학생 영향 없으므로 제외) 하반기 때는 의대 휴학생들도 몰리면서 비수기 감안하더라도 커트라인이 너무 높아져버려 2025년 2월 입대하는 기수는 1차 컷이 99점을 찍어버린 상황임.
- 이 상황에서 05년생, 06년생은 기능사 이상을 따서 점수가 아주 높지 않는 한(가끔씩 올라오는 공군 1차 컷 세자리수), 나이에 밀려 탈락할 게 자명하므로 사회에서 하는 걸 추천함. 만약 나이도 나이대로 찼는데, 군수를 원한다? 그러면 일단 공군에 지원해서 붙어야 할 건데(지금 알아보더라도 최소 2025년 4월 이후 입대임), 가점이나 점수 올리는 방법은 병무청 한번만 뒤져보면 알 수 있으므로 생략하고, 내가 추천하는 지원 특기를 말해보자면....
A. 전산 : 솔직히 자격만 되면 가장 추천하는 특기임.
먼저 군수 환경을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 특기, 자대, 선후임, 간부인데, 이 특기는 일반병 아래에 군사경찰, 조리병 같이 세부 특기가 없어서 전산병 합격만 하면 고려해야 되는 변수 하나(특기)가 없어짐.
정보처리기능사나 다른 관련 자격증를 소지하면 이 특기에 지원할 수 있고, 합격 이후에도 헌급방공시/기/무탄 안걸리려고 자격증 따러 개고생하는 일반, 통신전자, 기계 직렬 사람들보다는 그나마 훈련소나 특기학교 성적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에 수월한 편임. 자대, 선후임, 간부에 따라서 주위 환경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하는 업무는 비슷하다고 보면 됨.
B. 통신전자전기 : 반영 전공이나 특기가 없는 사람들이 주로 지원하는 직렬이 일반 또는 통신전자전기, 일명 '통전'인데, 이 특기도 다들 아는 일반병처럼 자격증 소지 유무가 세부 특기에 따른 운명을 가름.
특기 점수 배점이 자격증>>>전공>>>특기시험인 공군에서, 통전 직렬 사람들은 특히나 관련 기능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통전병 합격해도 라인에서 일하는(일명 여름에 땡볕 아래에서, 겨울에 한파 속에서) 무기정비나 탄약정비를 가고 싶지 않으면 통전병 아래 세부 특기별 반영 자격증을 찾아서 꼭 따서 가길 바람.
C. 일반 : 사실 군수를 희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1종보통이나 2종보통은 있어도 기능사급 자격증은 없는 경우가 많아 일반병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데, 현 상황에서 일반병은 커트라인 점수도 높으며, 붙었어도 괜찮은 특기를 받기 위해 또 자격증을 따야함. 입대 전에 점수를 높이려고 '헌급방 지정' 가산점 4점 항목에 체크하는 사람도 간혹 보이는데, 나이가 많이 차서 하루빨리 군대를 가야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군수 목적이라면 ㄹㅇ 비추함. 일단 저 세 특기 다 '크루제'인데, 크루제는 일과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N조 X교대처럼 조가 편성되어 조대로 돌아가는 거임. 당연히 주말 같은 거 없고 평일 낮에 쉬든 주말 오후에 쉬든 OFF인 시간 = 쉬는 시간 개념임. 내가 알기론 크루제의 경우 일과제 애들이 일과 외 시간에 근무해서 받는 가점도 못 받음.(물론 위로휴가는 나옴)
본인이 군대에서 수능공부하고 싶은데, 헌급방 지정을 해서 합격하거나 특기 다 튕겨서 헌급방이 걸린다? 다른 사람들이 사회에서 수능 시간표대로 맞춰서 공부하고 있을 때 자기는 OFF인 시간 쪼개가며 공부해야 함!! 근데 이것도 쉽지 않은게, 바로 '보상심리'임. 밤 꼴딱 새서 심야 근무한 정신 상태로 아침 OFF 시간에 맨정신으로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음. 그나마 밤샘 근무가 자주 있는 군사경찰보다는 약간 식당이나 카페 알바(?) 느낌으로 아침에 남들보다 빨리 일어나거나 밤에 남들보다 조금 늦게 자는 조리병이 군수하는 입장에서는 더 낫지 않나 생각함. 방공포의 경우 '상황'이 안터지면 평화롭지만, 윗동네의 도발로 '상황'이 터진다? 그때부턴 무한대기임.
- 만약 면접까지 다 통과했다면, 1) 전산이나 직배 특기병, 2) 웬만한 자격증을 다 가지고 있는 통전/일반병, 3) 헌급방시/무탄 가도 상관 없다(...)는 통전/일반병은 입대 전까지 수능 공부 하면 됨. 단, 공군 합격을 위한 자격증을 제외하고 다른게 전무한 통전/일반병이라면, 본인이 조금이라도 좋은 특기를 받고 싶다면, 입대 전까지 본인이 원하는 특기에 반영되는 자격증 알아봐서 따고 가야 함. 자격증은 총 3개까지 낼 수 있지만, 내가 입대하는 기수에 내가 원하는 특기 티오가 적거나 없을 상황에 대비해서 여러 개 준비해서 가는 걸 추천함.
예를 들자면 필자는 1월 초에 일반병 합격 후
1) 2월 중순 ~ 3월 중순까지 항공교통안전관리자(운항관제), 철도교통안전관리자(항공운수), 회계관리2급(인사교육), 회계관리1급(인사교육), 워드프로세서(인사교육)를 땄고,
2) 3월 말 ~ 4월 초까지 비서1급(인사교육), 위험물기능사(항공운수/유류보급)를 땄으며,
최악의 경우에 항공운수나 인사교육의 티오가 없을 가능성을 대비해서(실제로 당시 인사교육 티오가 줄어들어 2기수 전까지는 0명 or 한자릿수였음)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유도 자격증(군사경찰)까지 총 8개를 가져감. 다행히 티오가 없었던 특기는 없어서 저 8개 중에 3개 골라서 제출함.
물론 이렇게까지 하는건 투머치지만, 작년에 나는 "최대한 변수를 줄이자."라는 생각으로 내가 원하는 특기를 받으려고 했음.
2. 입대 후
- 제발 훈련소, 특기학교에서는 훈련 성적/특기학교 성적에만 집중할 것. 입대 첫주차를 제외하고는 개빡세게 굴려서 따로 수능공부할 시간도 없겠지만, 훈련소에서는 같은 호실원들이랑 얘기도 나누고 하셈. 그 기간동안 공부 안해서 내용 까먹을까봐 불안해서 수능공부하다가 훈련 성적 피보고 이상한 자대로 배치받는 수가 있음. 작년에 누가 훈련소에서 뉴런 기하 책을 가져가서 조교 지시 안따르고 공부하다가 지시 불이행으로 감점표 뜯겼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제발 이런 행동은 자신에게도, 같은 호실원에게도 안좋다는 걸 명심했으면 함.
특기학교의 경우, 워낙 뒤통수 치는 경우를 많이 봐서 호실원들이랑 친하게 지내라는 소리는 못하겠고, 대신 특기별로 수업 잘 듣고 평가 최대한 잘 보셈. [본인과 같은 특기생들의 훈련소 성적 순위 + 특기학교 성적 순위] / 2한 값이 작을 수록 종합 등수가 높아지는 구조인데, 이 값이 같더라도 특기학교 성적 순위가 높으면 그 병사가 종합 등수는 더 높음.
ex.) 군사경찰 내에서 A는 훈련소 1등, 특기학교 2등이고, B는 훈련소 2등, 특기학교 1등이라 가정했을 때, 위에서 설명한 값은 둘다 1.5로 같지만, 특기학교 성적이 B가 높기 때문에 종합 등수는 B가 높음.
그리고 기본적으로 어느 자대가 좋고 나쁜지는 입대하는 시기에 주임원사나 단장이 빡세냐, 유연하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당연하게도 특기학교 때는 이런 걸 알 리가 거의 없으니 대부분 집 가까운 자대로 쓰긴 함.(물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자대가 소문난 빡센 자대면 알아서 소신껏 쓰셈.)
마지막으로, 사회와 비교했을 때 "군수"는 당연히 공부 양이 적음. 누구는 양이 적어도 공부 질이 좋으면 성적을 올릴 수 있냐고 반문하겠지만, 공부 질을 비교하는 것도 어느 정도 그 양이 비슷할 때나 타당하지, 절대적인 공부량이 사회에서보다 현저히 적음. 이 점만큼은 확실히 알고 갔으면 좋겠음.
# 궁금한 점 있으면 쪽지나 댓글 남겨주시면 답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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