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또 [1100624]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3-05-01 22:10:15
조회수 3,778

대치동 떠나기vs새로운 학사 찾기

게시글 주소: https://cuttingedge.orbi.kr/00062851756

지금 학사에서 생활 중인데 너무 힘드네요...


첫 번째 학사

방이 지나치게 협소하지만 잠만 자는 공간이므로 버틸 만했어요. 내부에 스터디카페가 마련되어 있어서 주말에 공부하기도 유용하고 음식도 잘 나오는 편이어서 나름 만족했습니다. 그러나 샤워 시설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어요. 보통 학생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샤워한 후 등원했다가 밤에 복귀하여 샤워를 하기 때문에 샤워 시간대가 겹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 씻기 어려울 정도로 수압이 약하게 나와서 난항을 겪었습니다.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하루에 2번 샤워를 해야 하는 저로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어서 결국 다른 학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 학사 원장님의 경우 시설의 문제점으로 인해 제가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기는커녕 제가 나감으로 인해 본인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만을 부각하며 불쾌함을 표출하시더라고요..



두 번째 학사

이전 학사보다 방이 2배 이상 넓고 음식도 매우 맛있으며 학원과의 거리도 매우 가까워서 처음에는 만족스러웠어요.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를 상업적으로만 대하지 않고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원장님의 모습에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낼 것 같았지만 제가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일이 발생했어요. 청소해 주시는 분께서 하필이면 미세먼지 수치가 하루종일 나쁨~매우 나쁨이었던 날에 방 창문을 열어놓으신 거예요. 게다가 수건을 담아 둔 통에 여러 전선이 꽂혀 있는 먼지가 가득한 멀티탭을 넣어 놓기까지 하셨더라구요. 제가 호흡기가 매우 약한 편이라 황사, 미세먼지에 극도록 민감한데 이런 일이 발생하니까 저로서는 불편한 점에 대해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었어요. 미세먼지가 침대와 이불에 체류해 있다고 생각하니 잠을 잘 수가 없어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불편함을 겪기도 했습니다. 청소해 주시는 분을 직접 마주칠 일이 거의 없어서 제 방 문에 쪽지를 붙여 놓았어요. 예의를 갖춰 말씀드렸음에도 청소해주시는 분은 언짢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건의, 요청드린 것과 똑같이 저에 대한 불만 사항을 원장님께 말씀드렸나 봐요. 그 불만 사항이란 빨래가 너무 많다는 점이었어요. 일주일에 2번 세탁을 해주시는데 제 빨래양이 다른 학생들의 빨래양에 비해 너무나도 많아서 힘들다고 하셨대요. 물론 제가 이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았어요. 항상 줄여야겠다는 생각과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었습니다. 다만 제가 요청 사항을 이야기 한 시점과 동일한 시점에 저에게 부탁을 하시니까 뭔가 기분이 좋지만은 않더라구요. 무엇보다 저는 이번 입시가 절실하기 때문에 학습에만 몰입하고 싶은데 자꾸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매우 힘들었어요. 더군다나 매우 비싼 금액을 지불하며 학사에서 생활 중인데 빨래양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짐으로써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불쾌했습니다. 제가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고 결벽증이 있어서 상의뿐만 아니라 하의도 매일 갈아입는 편이에요. 다른 학생들은 후드티 한 벌을 며칠씩 입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게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일 입었던 옷을 내놓았을 뿐인데 제 빨래양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자꾸 제기하시니까 저로서는 당혹스러웠어요. 타학생들과의 상대적인 비교만 할 게 아니라 절대적인 양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루에 3~4벌씩을 내놓는 것도 아니고 하루종일 입었던 옷을 단순히 내놓았는데도 빨래양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더라구요. 또한 제가 무리한 요청을 드린 적이 없음에도 제 요구 사항을 잘 수용해주지 않는 듯한 느낌도 받았기에 원장님의 좋은 성품과 별개로 더 이상 이곳에서 지낼 수 없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원장님도 직접적으로 나가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나가기를 은근히 바라는 눈치인 것 같았고... 빨래해 주시는 분이 "난 도저히 못하겠다. 그냥 그만두겠다"라고 하셨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이런 말까지 들었는데 계속 그곳에서 지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어요. 결국 저만 피해를 입게 되었네요. 솔직히 학사는 학생들의 편의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무리한 부탁을 한 것도 아니고 물의를 일으킨 것도 아닌데 나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원장님께서 청소해 주시는 분의 입장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저의 입장은 후차적으로 고려하셨겠죠...  6평도 얼마 안 남았는데 갑작스럽게 문제가 생겼으니 속상할 따름이에요.



대치동에서의 생활에 환멸감을 느끼고 있어요. 지금 시기에 다른 학사로 옮겨도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고 또 생활면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제 입시에 엄청난 지장이 생길 것 같아 그냥 본가로 돌아가고 싶네요.

학사에서의 생활뿐만 아니라 공사 소음, 도난 사건, 부모님과의 일시적인 갈등, 지나치게 더위를 많이 타며 땀이 많은 체질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수험생 모두에게나 각자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겠지만 일단 저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요. 막연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좋은 해결책이 없을까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