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독재 후기 재업
글이 이상하게 올라가서.. 다시올려요
n수생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쓰겠습니다.
전 원래 현역때는 이과생이었고, 한 2월인가 3월까지도 계속 이과고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현역 분들을 모르시겠지만, 재수하시면 시간이 굉장히 많고, 혼자 생각할 시간도 많아집니다. 수능이라는 사회 제도속에 얽매여 있으면서도, 사회와의 접점이 거의 없는 애매한 자리에서 서있다 보면 고민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생각들을 잡생각으로 치부하면서 일부러 멀리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아니, 이런 생각이 안드시는 분들도 한번 쯤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사를 보시는 여러분 대부분 문과생들이시고, 서울대를 염두에 두고 공부하시는 사람들 아닙니까. 하지만 어느나라 어느분야든지 정상의 자리에 오른다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서울대가 우리나라의 정상조차도 아닙니다. 문과생인 어려분 현실을 고려하면, 학문의 길로 들어서지 않는 이상, 어려분도 여느 대학생들처럼 취업전선에 뛰어 함께 경쟁해야 합니다. 어느 회사가 서울대생이라고 영어 못해도 뽑아주나요? 어느 회사가 서울대생이라고 4년 내내 평평 놀아도 모셔가나요? 그런 일은 없습니다. 결국 수능도, 대학도, 모두 인생에서 지나가는 한 과정에 불과합니다. 이쯤에서 문맥을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이 글의 요지는 대학가서도 열심히 살아라, 이런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있을 이 긴 과정들 속에서 성공도 겪으실 거고, 실패도 겪으실 겁니다. 이런 과정들 중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건 다름 아닌 '운'입니다. 노력이 부족하면 노력하면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건 노력 '밖에' 없습니다. 대학가면 정말 머리 좋은 친구들 많이 보실겁니다. 정말 돈 많은 친구들도 보실겁니다. 나랑 똑같은 놈인데, 아니 나보다 못한놈인데도 수능시험장에서 잘 치고 나온 사람들도 만나실겁니다. 그런 일들 앞에서 느끼는 분노, 무력감은 아마 아직 살면서 겪어보지 않으신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이런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습니다. 장담컨대, 서울대를 간다고 열등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서울대 위로는 대학이 없을까요? 민사고,영재고, 과학고부터 하버드, MIT, 프린스턴, 옥스퍼드, 도쿄대..., 서울대 안에서도 부모님 잘난놈, 잘생긴놈, 옷 잘입는놈, 여자친구 잘난놈, 남자친구 잘난놈... 대학도 안나온 놈이 사업해서 벤츠 몰고다니고, 중학교, 고등학교때 날라리처럼 살더니 배우자 잘만나서 팔자핀놈...
제가 했던 잡생각 중 하나는, 제가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이유를 찾는것과 대학 입시 이후에 남은 인생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 이 둘이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여러분들 나름대로 정말 어려가지 이유와 관점을 찾으시겠지만, 둘중 어느것에도 '열등감'을 넣지 마시길 바랍니다. 열등감이 노력의 큰 원동력이 될 수있다는건 알지만,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여러분이 실패하길 바라는건 아니지만, 사람이 성공만 할 수는 없습니다. 노력을 하되 항상 실패와 마주 할 수 있는 용기와 배짱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열등감'은 좋은 엔진이지만, 좋은 브레이크는 되지 못합니다.
생각했던걸 말씀드리자면(참고만 하세요 ㅎㅎ)
서울대를 꼭 가고싶은 이유는 저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였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친구는 있었지만 학문적으로도 취미쪽으로도 공통된 관심사가 있는 친구는 많지 않더군요. 특히 저 처럼 학문을 취미로 삼으시면 친구들 만나도 웃고 떠들긴 하지만, 의미있는 대화나 만남을 가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서, 서울대를 가면 이런 특이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인문계의 고수들이 모이는 자리인데....이런 생각으로 말이죠. 고작 이게 다야? 하실수도 있겠지만,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안정된 소속감을 갔는건 행복한 20대의 출발이라고 생각해서요 ㅎㅎ
인생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는 아직 남에게 가르치거나 막 아는체 하거나 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고민한 것을 써보자면 '우주속에서 나를 찾지않고, 나의 눈으로 우주를 보자'입니다.
바로 답을 내려하지 마세요. 천천히 길걸으면서 짬짬히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4.공부
이부분은 솔직히 저도 뭐라 확답해드리기가 힘든게, 올해 평가원이 수능을 좀 이상하게 내서... 솔직히 말하면 좀 미친거 같습니다. 국가 공인 시험 출제기관중 가장 공신력있는 기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국사만 자세하기 쓰고 나머진 후기처럼 간략하게 쓰겠습니다.
국사
국사는 제가 올해 실수한게 있었는데, 교과서를 한권 꼭 보셨으면 합니다. 제가 문과로 전과를 했기 때문에, 집에 교과서가 한권도 없어서 강민성 선생님 교재만 봤는데, 6월때 규장각문제, 수능땐 궁궐문제에서 당황을한 기억이 있어서 꼭 교과서는 한권 참고하시고 심화책에 빠진부분은 암기해두시기 바랍니다.
또 연도를 외워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고민하는 학생들 많으실거라 생각하는데요, 결론을 말하자면 연도와 흐름은 상호 보완적입니다. 연도만 알아도 만점 못 맞고, 흐름만 하는 것도 지문은 읽히는데, 보기가 몇개 헷갈리기 시작하면 멘탈이 나가서 만점맞기는 힘듭니다. 결국 두개 다 잡아야 하는데, 머리속에 낯선 정보를 한꺼번에 많이 집어 넣려면 부담도 크고, 잘 되지도 않으니 한 9월 모평까지는 흐름으로만 공부하시고 흐름이 머릿속에 빠삭하게 들어오신 후에 남은 2달동안만 연도를 보셔도 연도 충분히 다 외우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도도 외우고 나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주위에서 겁줘서 그렇지.
또 심화반을 듣다보면 근현대에서 치중해서 별거 없다고 생각했던 전근대 정보가 하나둘씩 머릿속에서 지워지는 마법을 경험하실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심화반 들어면서(심화 만점완성, 심화 문제풀이 둘다 들으세요. 같은 정보를 복습할땐, 약간 변형이 있는 상태로 노출시켜주는 편이 좋습니다.) 개념반도 같이 들으시길 바랍니다. 수능 앞두고 전근대사에서 조금씩 구멍이 난게 느껴지시면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하기 때문에 개념반 전근대사부분만 꾸준히 계속 돌리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수학
수학은 원래 이과였기 때문에, 문과 수학은 너무 쉬워서;; 패스합니다. 뭐라 할지 모르겠네요. 인강은 신승범 선생님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승범 쌤 모의고사는 좋은 거 같으니 풀어보세요.
국어
이게 가장 큰 문제같기도 한데요. 올해 문법도 무슨 공무원 문법처럼 나온문제가 한개(13번) 있었고. 비문학이 워낙 어렵게 나와서 (신채호 문제)... 국어가 이렇게 너무 어렵게 나와버리면 학생들 공부량에 상관없이 선천적인 재능에 의해서 점수가 많이 갈라지는 편이라... 죄송합니다. 이것도 뭐라 확답을 못드리겠네요. 다만, 이번 시험에서 가장 중요했던건 문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답은 어딘가에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차분히 천천히 읽는 위기대처 능력과 남들이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 라고 생각하는 자신감이 꽤 중요했습니다. 내가 엿이니 니들은 빅엿이다! 개이득! 이렇게 생각하시면 국어도 안 망치고, 남은 과목 시험 부담감도 사라지고 좋습니다. 시험장에서 한번만 더 차분해지세요. 당황해서 글자가 그림으로 보이는 순간 끝입니다.
영어
영어도 올해는 너무 쉽게 나왔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니 모르겠지만 내년에도 ebs 반영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다른 교재 필요없이 ebs만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단 ebs 해설이 너무 읽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써 있기 때문에, 해석 어려운 부분은 주위 사람들한테 물어보는편이 나을 겁니다. 영어는 좀 잘하는 편이라서 전체적으로 3번정도만 읽었습니다. 그리고 ebs 문제풀면서 답이 헷갈리는 것들 너무 깊게 생각하시진 마세요.빈칸에 이답이 들어가도 답아니야? 이렇게 생각되는 지문들이 있을 수 있는데, ebs 에서 오답을 만들때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고 만드는 것 같아서 별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겁니다. 단, ebs측에서 표시한 답이 이상한 일은 없으니까 해설측에 쓰여있는 답이 틀린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면 지문을 다시 읽고 다시 이해하시는게 맞습니다.
사탐은 경제 봤는데, 이것도 나무 쉽게 나와서 뭐라 드릴말씀이 없네요. 경제는 왼만한 교과서보다 대학교에서 보는 원서가 깔끔하고 잘 쓰여 있습니다. 논리 전개도 부드럽고요. 고등학교 범위 넘어서는 거먼 그냥 넘어가시면 되고, 공부하다 헷갈리고, 잘 이해가 안된다 이런 부분은 표시해뒀다가 근처 도서관 가셔서 맨큐의 경제학에서 찾아서 그 부분만 읽어보시면 많이 도움 되실겁니다. 하지만 원서를 주로보고 고등학교 참고서로 보충을 한다 이건 시간낭비입니다. 그냥 평범하게 공부하시다가 왜 이런 모델로 이렇게 설명하시는지 저런 개념이 왜 필요한건지 이해가 안가시면 참고해서 보시라는 겁니다.
제2 외국어
베트남어(당연히)
수완은 안보고 수특만 봤습니다. ebs가 잘되있어서 ebs인강만 2번정도 돌려봤어요. 단 내녀부턴 9월에 공부시작하시면 2등급 힘들수도 있습니다. 벌써 베트남어 생긴지가 3년되가기 때문에, 3수생들도 있을거고, 일찍부터 공부한 애들도 있을테니까요. 실제로 올해도 등급컷 많이 올랐습니다. 수특 단원 뒷부분마다 쓰여있는 지문들은 다 해석 할 수 있으실 필요는 없고(만점 목표가 아니면) 내용만 기억해 두세요. 수능때 한문제 거져먹습니다. 단어도 수특뒷장에 붙어있는 단어 다 하실필요 없고, 그냥 책 안에서 쓰였던 단어만 한다기분으로 외우시면 될겁니다.
5. 어디까지나 위 공부 방법은 저 개인이 느꼈던 것에 불과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한공부 하시는 분들이니까 각자 자신감 가지시고 공부하시면 될겁니다. 또 문과 공부는 쉬우니까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하세요. 수능이 앞으로 볼 시험중에 제일 쉬운 시험인데, 이정도에 부담감 가지시미 마시고, 그냥 숨쉬는 것처럼 공부를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서울대 목표로 하시는분들은... 공부만 하겠다고 너무 자신을 몰아 세우는 것도 좋지 않다고 봅니다. 가끔 쉬어가면서 인생을 길게보세요. 저도 재수하면서 게임도 좀 하고, 영화도 좀 보고 했습니다. 단지 여러분 모두 공부로 인생 승부 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니까 공부쪽에 무게추가 하나 더 올랐을 뿐입니다. 모두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강민성 제자모임 가고 싶어서 쓰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됬네요 ㅋㅋㅋ
강의후기가 아니라 재수 후기라서 안뽑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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