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296632] · MS 2009 · 쪽지

2014-11-13 21: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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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수능경험자가 느꼇던 '문과 원서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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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수능이라 하면 알 사람은 알만한 수능이었습니다.

그때 원점수 언어 수리 외국어 사탐 4과목 + 제2외국어 영역까지 치뤘었는데요.

원점수 언어 98 수리 100 외국어 100

사탐(국사, 근현, 경제, 사문) 및 제2외국어(아랍어) 백분위 97 99 96 96 98 이렇게 받고 원서 쓸때 

가군 연경 나군 설인문 다군 X 이렇게 써서 지금 가군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내신을 상당히 많이 봐서(아마 2차에서 50%정도 본걸로 기억합니다), 외고출신인 저는 매우 불리해었습니다. 수능 가산점이 있는걸 감안하더라도 평균 이하였거든요. 오히려 저보다 수능점수가 많이 낮은 분들이 서울대에 합격하는걸 보고 '아 수능 한번 더 봐야하나'라는 자괴감까지 들었습니다.

그 이후 입시를 맞은 제 동생 때문에 12,13,14 물수능과 수험생 지원경향을 주시한 결과 대체로 두가지 경우로 나뉠 수 있습니다.

올해와 같은 물수능일 경우 오히려 경영, 경제 등 인기학과의 커트라인이 상당히 낮게 잡힙니다. 결국 뚜껑을 열어본 승자들은 배짱이 있는 사람들이었고 과연 이점수대로 될까? 라는 상당히 리스크가 큰 지원자들이었습니다.
사회학과, 심리학과, 언론정보학과, 영어영문학과, 등등 매니아학과는 빵꾸날때는 한없이 커트라인이 추락하지만, 말 그대로 매니아층이 두터워 항상 물수능일경우 최상위 커트라인을 자랑합니다. 성적이 어중간하신분은 이러한 학과에 지원하시는것은 권하지 않는 바입니다. 오히려 인기학과에 지원하는 것이 더 승산이 있습니다.

불수능일 경우에는 이와는 반대입니다. 불수능일 경우에도 수능을 잘 본 사람들은 꽤 많은데도 불구하고, 나는 다른 일부 수험생에 비해 잘봤다는 자신감이라는 휴리스틱에 빠져,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대체적으로 소신지원을 하게됩니다.(11,09 수능이 대표적 예) 

또한 오르비를 포함한 입시예측사들이 매우 전문적으로 백분위를 추정한다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기준의 일부는 작년, 재작년 표준점수 기준을 활용하여 말그대로 추정할 뿐이며, 같은 물수능이라 하더라도 과목마다 얼마나 물이었느냐가 다르기 때문에, 자칫하면 백분위 추정에 큰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1점만 오류가 나더라도 얼마나 많이 지원가능 학과가 바뀌게 될지 짐작해 보시면 알겁니다.)

오히려 그나마 믿을만한 사람들은 오르비에 상주하면서 실제 표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이들이 내놓는 환산점수표, 백분위 추정이 믿을만 합니다.(믿을만 하다고 표현한 것 역시 100%믿으란 말은 아닙니다.)

아마 올해는 다르지 않을까? 라고 반박을 제기하실 분들이 있을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문은 저 역시 12수능에도, 13수능에도, 그리고 제 동생이 대학에 합격한 14수능에서도 어김없이 틀렸습니다.
 
사회탐구영역까지의 수능이 자신의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이었다면, 원서영역은 자신의 담력과 배짱, 그리고 자신의 그릇을 평가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수험생분들께서는 훌리들의 농간에 놀아나지 마시고 소신지원을 하시기 바라며, 이왕이면 되도록 오르비에 접속하시는 것보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에 전념하시는 것이 더 도움이 될것입니다. 솔직히 오르비 많이해서 원서 잘썻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수험생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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