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ze [339453] · MS 2010 · 쪽지

2013-11-08 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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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가 당신의 가치를 결정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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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험생분들, 우선 2014학년도 수능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뭐 저는 22살의 대학생이며 삼수의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글빨도 좋지 않은 제가 글을 올린는 이유는 뭐 이쯤해서 다들 올라오는 글들과 마찬가지로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수험생들을 위로? 라고 해야하나
무튼 좋은 결과를 얻었든 말든 나중의 수시에서 좋은결과를 얻었든 말든 또 결국 입시에서 결과가 좋든 말든
비루한 22살의 청년이 수험생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어서 입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저도 다른 입시에 실패한 사람들 처럼 3번의 입시 결과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시험장에서 미칠듯한 과도한 긴장감은 끝내 이겨내지 못하겠더군요.망할 국어(구 언어)!!!.
어떠한 말을 듣더라도 지금 수능에서 결과가 좋지 않은 분들은 무척이나 괴롭겠죠. 이 괴로움은 단순히 점수 자체가 좋지 않다는 사실에서 연유 한것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노력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음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그동안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살면서 수도없이 들었고 정말 그런줄 알았는데
나의 노력과 수능점수를 보면 욕이 절로 나옵니다. 그리고 주변을 보면 한해동안 왕창놀고 공부 적당히
쓰윽 하고 소위'대박' 을 친 수험생들이 보입니다. 저는 3번의 입시를 겪으면서 이런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 나는 진짜 한점 부끄러움 없이 흔들림 없이 담담하게 공부했는데 다른 애들은 왜 놀면서 해도 좋은 결과를 얻는것일까? 정말 미치도록 괴로운 사실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의 일과 수학&과학의 일은 차이가 있다. 수학&과학은 어떤 변수를 집어 넣으면 일정한 알고리즘에 따라 특정한 결과값이 나옵니다.(물론,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들을 통제한 상태에서요.) 하지만 사람의 일에서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엄청난 노력을 해도 좋은 결과는 필연적으로 얻을 수 없죠. 다만 그럴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연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있겠습니다.
만약, 사람의 일이 과학처럼 결과가 딱딱 나온다면 얼마나 사는것이 재미(?) 없겠습니까? 사람의 일은 정말로 어디로 나아갈지 한치 앞도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엄청난 노력을 해도 좋지 못한결과가 나오는 것은 개연성이 낮긴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음을 아셔야합니다. 그래야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이 그럴 수 있음을 인지하셔야 불행하지 않을수 있어요. 그 예전에 고대 논술 기출 문제중에 "운"에 관한 인문계 논술문제가 있었습니다.
거기 지문중 일부를 잠깐 인용하겠습니다.

본성이 고귀한 사람은 그러한 불운들을 침착하게 견딘다. 그가 고통에 무뎌서가 아니라 고결하고 의연한 성품의 소유자이기에 그럴 수 있다. 인간의 삶에서 훌륭함을 따라가는 영혼의 활동이 결정적인 것이라면, 지극히 복된 사람들 중 누구도 비참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모든 운을 품위 있게 견디고 어떤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한 가장 훌륭한 행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훌륭한 장군이 주어진 부대를 전략적으로 가장 적절하게 꾸려가고, 좋은 제화공이 자기가 가진 가죽으로 가장 훌륭한 구두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것 처럼, 우리들은 모든 운을 견디고 주어진 상황에서 훌륭한 행위를 해야 합니다.
'운'의 어감상 신의 영역에 해당하는 비선택적 운처럼 들릴것 같지만 제가 말하는 운은
"우리가 노력했지만 결과는 어느정도 예상해 볼수 있지만(노력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개연성이 높다.)
사람의 일에는 '운' 이라는게 있기 때문에 결과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에서 말하는 운입니다.
수험생여러분들 당신들의 수능성적, 더 나아가 입시성적이 어떻든 간에 고귀한 사람들입니다.
대학입시 따위가 당신의 고귀함을 훼손시킬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수능에서의 운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지금 여러분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것들을 모색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삶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그동안 수도 없이 사람의 일에서는 '운' 이라는 것이 작용할 것입니다. 그 중에는 낮은 수능성적이라는
'불운'보다도 더 견디기 힘든'불운'도 있을것입니다. 이것도 견디어 내지 못하고 좌절에 늪에 빠져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고 어쩔줄 모른다면 앞으로의 더 큰 '불운'은 어떻게 견디겠습니까?

우리가 노력을 해야한다는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노력을해서 원하는 바를 성취했을때 오는
성취감 그리고 행복때문이죠. 그리고 그 성취감을 알기에 인간은 부단히 노력해서 발전 해왔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운'은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그 '불은'에 좌절했다면 더이상의 발전은 힘들겠죠.
우리들은 노력을 하되 '운'적인 요소가 있음을 인지해야하며 가령 '운'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작용 했더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달관적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로 자신이 무너지지 않아야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는힘이 생깁니다.

두번째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의 가치에 관한 것입니다. 필력이 나빠 제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ㅜㅜ
여러분, 대학에는 왜 가려하나요?
음...그냥 남들이 다 가니까 나도 간다?! ;;;,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얻고 돈 많이 벌려고? 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싶다! (첫 번째는 아니겠죠??)
좋습니다. 대학에 가는 이유가 무엇이든 다 자기 나름의 생각이 있어서 갑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좋은 대학의 메리트를 위해서 공부를 하는것 같습니다. 좋은 직장을 얻는데 유리하다는 것이죠.
기업 또는 기업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인사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지원자를 잘 파악하여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능력있는 지원자들을 원합니다. 그 요소중 대학이 차지 하는 비중이 높은 편인가봐요.
(22살 밖에 안되서 잘은 모르겠네요.)그런데, 요즘 각종 언론에서 들려오는 소식이나 저의 지인들(실제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얘기를 들어보면 예전만큼 대학의 네임밸류가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여전히 비중이 높긴하지만요. 
우리들의가치는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대학의 네임밸류를 뛰어넘을만 합니다. 대학 입시가
무엇이길래 당신의 가치를 결정 짓습니까? 우리들의 가치는 대학만이 결정 짓지 않습니다. 설사 대학이
그닥 좋지는 못하더라도 다른 요인들을 발전시켜 우리들의 가치를 높여야합니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단지 자기가 엄청난 노력을 했음에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해서 열등감에 사로 잡힌 사람들이 있습니다.
볼때 마다 좋은 대학에 간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자기 자신은 그러지 못한것에 자괴감을 가집니다.
이러한 사람은 제가 아까 위에서 말한것 처럼 인간의 일에서 '운'적 요소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죠. 그래서 자기 현재의 위치에서 자신이 해야할을을 자괴감때문에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동정과 연민에만 기대 안정을 구합니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은 거의 하고 있지 않죠. 이렇게 되면 대학이라는네임밸류에 자신이 규정되는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얻지도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대학은 분명 인생의 전부가 아닙니다. 입시가 당신의 가치를 규정지을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우리가 입시에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슬퍼만하고 좌절하고 자괴감에만 빠져 자신이 현재 상황에서필요할 일을 놓치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소홀히 하고 있다면,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될것이고 우리의 발목을 잡을것입니다. 열등감, 자괴감에서 어서 빠져 나오세요. 왜 인생이 편하게만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 합니까? 우리는 계속 힘든 도전을 해야합니다. 수없이 쓰러지고 다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분명히 우리는 성취감이라는 열매도 맛볼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속 성장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하고픈말의 핵심은
1.사람의 일에서 '운'이 작용함을 그대로 인정하라
2.'운'의 작용이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더라도 현재 자신의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모색하자.
이 두가지 입니다.

대학에 오시면 대학의 네임밸류에 신경쓰지않고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하는 사람들을
몇몇 볼 수 있을겁니다. 저보다 어린사람도 있고 저랑 동갑인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오더군요. 제가 인사담당자여도 대학에 안주하고 그저 가시적인 스펙들만 쌓는
사람들보단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높힌 사람들을 채용하겠더군요. 물론 어느정도의 스펙이 있어야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장에 들어갈 수 있겠지만요. 실제로 저희 아버지께서 공기업에서 인사과에 있을때도
대학보고 뽑아놨더니 너무 실망한적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물론 좋은 대학가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들은 정말 금상첨화겠죠.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말입니다.^^:;

이상입니다. 쓰다보니 조금 길어졌네요. 필력이 나빠 다소 거친 글이 된것 같네요. 제 생각이 왜곡 없이
전달 될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아직 22살 밖에 안되어 세상을 잘 모르지만 이런 이상을 가지는것도
20대 초반의 특권이라고 생각됩니다. 

무튼 다시한번 수험생 여러분들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이 가치있는 사람이란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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