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한슬 [1057525] · MS 2021 · 쪽지

2021-07-08 22:10:32
조회수 860

근데 좀 슬프네요...(빡침 유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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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2학기까지 2등급 딱 하나 떴는데... 3학년 1학기 내신 기말 시험에서... 그것도 마지막 날 시험들이 다 줄줄이 망해서 2등급 2개가 되어버렸네요... ㅠㅠㅠ 1.02에서 1.17로 추락해버려 인서울 의대 수시 지원이 위험해졌네요 흑


중학교 친구가 많이 그리워집니다. 저도 우리 학교 전교 1등이고 그 친구도 자기 학교 문과 전교 1등인데 라이벌이면서도 친구인 관계라서 서로 경쟁하면서도 이해하고 의지하는 사이였는데... 6지망 학교 와버리니 잘 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너무 외롭네요. 등급 하나, 아니 등수 하나 하나가 저한테는 정말정말 중요하다는 걸 그 친구는 이해해줄 텐데...제가 별 능력도 없는데 압도적인 1등이다 보니까 공부 얘기를 친구들에게 꺼내기가 정말 조심스러워요. 괜히 성적 물어봤다가 짜증낼 거 같고, 이해도 못 할 거고 관심도 없으니... 하 ㅠㅠㅠ 학교에서 공부 고민 들어주고 함께 공감해주는 친구가 전혀 없어서 정말정말 외롭습니다.


학교에서도 선생님들께서 기대를 많이 거셨는데... 그냥 지방 의대만 가도 되는데 1등이고 다른 어른들과 친구들이 기대를 너무 많이 걸어서 포기할 수도 없고 진퇴양난이네요. 마음이 너무 복잡합니다. 


공부 말고는 잘하는 것도 없는디...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말할 때 어휘 선택 실수를 많이 해서 대화하는 상대방 기분 나쁘게 하는 경우도 많아서 사람 만나기도 싫고 그냥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리고 싶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 보면 저보다 훨씬 공부 잘하는 분들도 관심 많이 받고 사랑받는 거 보면 왜 신은 이렇게 불공평한가라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공부 잘하는 건 이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법고시 출신 아빠한테 만날 갈굼당해서 잘하는지도 몰랐고 맨날 지방 일반고 이딴 성적으로 어디를 쓰냐 그렇게 좌절만 하고 있었는데 3학년 와서 좀 괜찮아졌어요. 근데 마지막 날 시험을 저렇게 말아먹어버리니 ㅠㅠㅠㅠㅠ 제 3년 간의 노력이... 10번의 힘들었던 시험이 단 한 번... 마지막 날 컨디션 관리 실패로 모두 부정되어버리니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입니다...흐어엉


이런 면에서 오르비는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다른 사이트는 잘 모르겠는데 저보다 훨씬 잘하고 뛰어난 선배, 현역 분들이 계셔서 제 마음을 공감해주실 분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게시글 보시다가 이 글 보고 열 받으신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악플 달지 말아주세요 ㅠㅠㅠㅠ 친구 없어서 힘이 되는 댓글을 보고 싶습니당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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