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생들이 현역으로 대학 가지만 또 많은 학생들이 재수 삼수 사수를 한다.
다시 한 번 수험생활을 하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다.
"하다 보니까 더 좋은 대학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수능 당일날 내가 머리는 좋은데 정말 좋은데 실수했기 때문에"
"애초에 현역으로 대학 가기는 글렀다고 생각해서"
다시 하기로 결심했다 한들 고민은 남는다.
학교를 얹어놓고 다시 할 것이냐 생재수(혹은 생삼수, 생사수)를 할 것이냐.
반수를 해본 입장에서 그다지 권하지 않는다.
내 경우엔, 우선 인간관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1. 내가 잘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 학교는 어차피 떠날 학교가 된다.
그리고 2. 내가 잘 되려면 이 학교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수험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위 2가지 명제가 성립될 때 사람들과 친해질 이유는 증발된다.
왜냐면 학우들과 친해진다 한들, 더더욱 이 학교에 미련이 남게 되어 수험공부에 매진하기 어렵게 될 것이며
내가 떠나게 되었을 때 이들과 깔끔하게 헤어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당신의 가족과 진정한 친구들이라면 당신이 반수에 성공했을 때 함께 기뻐하겠지만
당신이 반수하는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은 당신이 그저 이 학교가 자기 수준에 맞지 않다 떠나는 것일 뿐이다.
이해의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 이유로 학업에도 매진하기 쉽지 않다. 반수하는 학교에서 학업에, 학점에 매진할수록 수험공부에
매진하기 어렵다. 또 마찬가지로 학점이 좋을수록 이 학교에 대한 미련이 남을 것이다.
그렇다고 학업도 적당히 대충대충하고 인간관계도 대충대충 쌓으려다 보면 십중팔구 뭣도 안 되기 쉽다.
괜한 등록금만 날리고 학점도 바닥이어서 다 재수강해야 하고 인간관계도 애매해게 된다. 혹여나 2학기에
휴학을 하게 된다면 더욱 그렇다. 이 곳 운영자도 반수를 했는데 위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것으로 안다.
물론 좋은 점도 있다.
우선 심리적 안정감.
학교도 안 다니고 그냥 생백수로 수험공부할 때의 자괴감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대학을 다니고 있는 대학생 신분과 아닌 신분은 사람을 위축시킬 요소가 될만큼 영향력 차이가 크다.
다음으로 현실적인 리스크 헷지
당신이 수능본다 해서 물론 자신감이야 내모르는 바 아니다만, 더 잘 나올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이미 여러분의 수많은 선배가 이 곳 오르비에서만 수천사례 입증해왔다. 더러는 점수가 더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만약 각오를 해서 합격한 학교 등록도 하지 않고 수능을 봤는데 점수가 더 잘 나오면 이상적이겠지만
더 안 나오면 그 때의 충격은 지나가던 심심이도 하하 웃으며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적백하다.
그러므로, 본인의 사례를 잘 감안하여 반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반수 하고 안 하고의 문제는 별것 아닌 것보여도 생각보다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고 또 결과의 많은 부분을
바꿀 수 있는 꽤 중요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Best Regards,
Snu Roman.
또 한 가지, 대학물을 먹은거랑 먹지 않은 것의 차이도 큽니다. 물론 처음부터 반수할 생각으로 과행사나 기타 술자리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아무래도 한 번 놀아본 분들은 다시 고등학교 마인드로 공부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대학 와서 동기들이 자주 하는 말이, (물론 대입과 같이 중요한 당면 목표가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나 고등학교땐 모범생이었는데;;왜 기말고사 전날에 술을 마시고 있지.....'
당사자입니다 ㅋㅋㅋ 건경12학번인데 그때 ㅋㅋㅋ 친구가갔어요후보2번이었던애가
전 오히려 대학물 먹어서 공부 더 잘되는 것 같아요.
그냥 생재수했으면 대학생들 보면서 '부럽다.. ㅠㅠ.. 난 왜..ㅜㅜ' 이럴 것 같은데
축제도 보고, 놀거 다 놀고, 강제적으로가 아닌 자발적으로 선택한 공부라서 훨씬 더 잘되네요.
저도 여기한표! 전삼반수였는데 재수때 부럽다~ 이러고 재수해서망하고 대학갔는데 가서 엄청놀고친목질하다가 반수해서 ㅎㅎ 잘됬는데 윗글공감은 ㄴㄴ..
케바케
반수할 때 중도에서 쓸쓸히 EBS를 풀다보면 주변 커플들을 보게되고, 자괴감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나도 그만...
전 정반대네요 20대초반을 1년내내 독서실,도서관,학원에서 썩는것보다 대학교 1학기다니면서 내가 원하는과가 어떤걸배우는지도 알아가고
mt같은 활동도 안빠지면서 20대초반만이 누릴수있는 특권도 한번 누려보고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20살,21살을 아웃사이더로 보내는건 너무 괴로운일이니까요 두번다시오지않는 젊음을 낭비하는게 아깝습니다..
수능은 1학기끝나고 6월부터 제대로 달려도 시간충분합니다 서울대?가능합니다 해보니까 느껴지네요
저는 1학기 수능공부거의안하고 학교생활 열심히한거 전혀 후회안합니다. 오히려 그경험들덕에 지금 공부가 더 잘되는거같네요.
부디 내년에 반수하려는분이 있다면 너무 안친해지려고, 학교다니면서 수능공부만 열심히하려고 하지마세요
그럴거면 반수 왜하는지요 어차피 떠날려고 아예 작정했으면, 동기들이랑 학교떠나면 이제 아예 쌩깔맘이었으면
그냥 자퇴하는게 훨낫죠 반수의 장점이 그거아닌가요? 돌아갈 학교가, 동기가 있으니
수능때 긴장감이 쌩재수,n수보다 덜하고 사람이 대범해진다. 물론 이것이 어떤사람에게는
독약이 될 수 있겠지만요
뭐 글쓰신분은 지금 오르비에서 주로 활동하시는 회원들의 평균연령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이고 충분히 경험을 살려서 양쪽의견 다 검토하고 좋은말씀해주시는것으로 보이는데공격적인 말투의 댓글도 보여서 안타깝네요ㅜㅜ 아무튼 항상 제가 하는얘기지만 수험생은 대입결과로 보여주는겁니다. 중간에 어떠한 과정이 있었든지 일단 반수생이건 쌩재수생이건 대학을 잘 가는게 우선입니다. 자신의 경우는 아니라고 공격적으로 나오지 마시고 최선의 방법이라 믿는대로 밀고나가십시오. 결코 스스로가 자기합리화 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이렇게해서 수험생의 지상 과제를해낼 수 있는지 회의하지 마시고요.
이 정도로 공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여기엔 실제로 반수중인 분들도 많으니 민감한 독자층이 있을 뿐 ㅎㅎ
그럼에도 저는 제 나름의 답을 내려주어야 하니까요. 결국엔,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해줄 겁니다.
말씀하신대로 '대학잘가는 게 우선'이니까요.
대학다니며 반수해봤지만 반수에서의 플러스요인으로 마이너스 요인을 극복했기에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면 반수가 안좋다고 했겠죠.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반수 권하지않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솔직히 성공하려면 멘탈이 상당해야하고 힘들다고 생각되네요...
저는 좀 안 좋은 흐지부지 케이스네요..;;
얼른 열심히 해야겠어요;;
대학갔다와서 공부 더 잘됩니다. 자극이 되거든요 현실을 깨닫게 됨
꼭 그런거 같진 않네요
꼭 그렇지 않은것같네요 저도 실제서울소자 10대 대학입학부터 학과공부인간관계 수능공부 3개를 배분하며 지냇습니다만 모두 쟁취할수도잇습니다. 물론 1학기 이후 잠적해야하지만요.. ㅠ 중요한건 배수의진을 각오하고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