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공부를 멈춘 너에게 (외장하드 골로 가셨습니다)
오늘 아침 대단히 침울한 일이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5년간 함께 해왔던 외장하드가 수명을 다 한 것이죠. .
2015년부터 수업했던 모든 자료와 기록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나의 외장하드는 온전히 복원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청천벽력같은 선고와 함께
수리를 위해 응급실로 떠나버렸습니다.
정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과 정성들이 있었던가 . .
계속 백업해야지, 백업해야지 라 생각했으면서도..
계속 삐그덕 되는 외장하드의 소리를 조금만 귀기울였다면..
이정도까지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겠지요 . .
한번 가버린 외장하드는 더이상 온전한 상태로 저에게 돌아오지 않을겁니다.
운이 좋아 데이터가 다 복구된다 하더라도 돌아오는 것은 껍데기가 바뀐 알맹이 뿐이겠지요.
사실 이러한 외장하드의 응급상황이 저에게 있어서 많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계속 계속 계속 미루다가, 결국 어떤 일을 그르치게 된다던지,
작은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행동하다가 큰 위기를 맞는다던지,
크게 후회한 후 되돌아 보면 그 전에 작은 일이었을지언정, 지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는 큰 일이 되어 있는 경우가 생각외로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고3 입시입니다.
고3은 지금까지 달려온 12년 간의 달리기의 종착역인 대학을 향해 달리는 마지막 코스입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마지막이라는 이유로, 혹은 외부적인 핑계로
차일피일 노력을 미루게 되죠.
결국 그 상황은 응급상황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의 경우
하루이틀 전에도 어느정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12년의 총력을 다하는 수능이란 시험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즉, 절대로 만만한 거리가 아니란 말이죠.
남들은 전력질주를 해서 이미 10km 앞서 가고 있는데
단 2~3분 만에 그 거리를 단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입니다.
결국 다시 이렇게 돌고 돌겠지요.
아, 이번 해는 끝났다. 내년부터 열심히 해야지,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공부하기 글렀네,
이참에 푹 쉬고 내년부터 빡공해야지.
이것 하나만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올해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다시말하면 내년의 대학생활은 무슨 일이 있어도 되돌릴 수 없단 말이죠.
알맹이가 똑같이 대학생이 되었다 한들, 나의 1년 이상의 대학생활을 신기루로 만들지 말기 바랍니다.
현역 1학년과, 재수 3수 1학년은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단례로 마음껏 놀여유도, 술자리 어울림도, 연애조차도 . . 여유가 따라지지않. .
지금 이런 힘든 상황에도 목표 잃지 않고 노력하는 많은 학생들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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