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필 [363198] · MS 2010 · 쪽지

2012-01-21 10:35:41
조회수 4,035

사회 초년생 계획 상담..

게시글 주소: https://cuttingedge.orbi.kr/0002640608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6살로 대학을 졸업한 군필자 남자입니다.


몇 번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글을 남깁니다.


저는 현재 지방 전문대 전문학사학위를 받고 올해 2월에 seoul ASAN hospital / nuclear medcine department에 radiological technologist로 입사합니다. 글을 남긴 이유는 7년간의 갈등과 고민... 그리고 계획에 있어서 라끄리님의 개인적인 견해를 듣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향후 계획은 마지막에 나오니 시간이 없으시면 마지막만 / 굵은글씨만 읽어주시고 의견을 답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능부터 지금까지


저는 지방평준인문고를 나왔고 06/07수능 두 번을 보았습니다. 사설모의고사의 맹신과 문제집 양치기로 사설모의 1/1/1/1/2/1/2 턱걸이에서 06땐 3등급, 07수능 평균 2등급을 받고 목표였던 라끄리님 학교후배가 된다는 생각을 포기했습니다.


(소득 하위 20% 가정에 속한 상황)


두 번의 수능 실패는 큰 죄 + 우선 대학가자 + 버리지 못한 후배의 꿈 -> 몇몇 생명공학과에 원서 제출.


입결은 배치표와 달랐고(의전열풍+하향지원피해) 저는 세자리수의 대기번호를 받고 3패를 했습니다.


취업부담 + 가정형편 + 원서실패 + 자포자기 = 지방전문대 방사선과를 입학


입학 후 방황과 갈등, 고민의 연속이었고 ‘나는 누구인가’ 라는 철학적 고민에 깊이 쌓인 채로 ‘그건 어디에 있는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도피처로 군대를 일찍 선택하였고 고민은 군대에서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고민만 하다가 복학을 했고, 고민은 지금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긴 인생에 수능은 작은 일이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라는 인생 선배들의 조언을 따라 부단히 잊으려 하고, 수험생 시절 막연히 듣기만 했던 사회의 쾌락과 문화생활, 예절, 인간관계 ,다양한 아르바이트 등을 겪으며 지냈습니다. 그래도 4년간 쉬지 않고 9시간 순수 공부시간을 거르지 않았던 탓(나이를 먹으니 수능 평균 2등급이라는 결과는 적절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으로 전문대학 생활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장학금 받고 부족한 학비는 아르바이트로 하여 debt 없이 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철학적 고민에 쌓여있던 제가 현실도피처럼 선택한 것은 이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준비하는 취업준비만을 그저 맹목적으로 쫓을 뿐이었습니다. 그 쫓는 것은 고교실력+인터넷 검색으로 충분했지요.


(현재의 결과물 학점과 토익800후반의 점수는 고교시절 실력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수능영어실력에 문제유형만 익혔고, 학점도 고교시절 50%흉내만 내었으니까요.)


표현을 잠시 빌리면 ‘나를 이쯤에서 포기하게 하는 사람’ 으로 술 한잔에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냈다가 정확하군요.









-
나는 누구인가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찾아보기도 하고


내가 노력해도 잘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찾아보기도 하고


내 장점/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주욱 써내려가 보기도하고


내 단점/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주욱 써내려가 보기도하고


내가 무슨 일을 할때 즐거움을 느끼는 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나의 성격이 무엇인지 나를 객관화해서 바라보고


수많은 심리테스트와 사주팔자, 타로카드를 보고.


손금을 연구하고


도서관에서 인생과 진로에 관한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현재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그 직업을 갖게 된 동기, 과정, 만족도, 적성등에 관한 질문을 늘 묻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현재 입사를 앞두고 마음 한편으로는 ‘내가 이렇게 살아야 되는가’란 고민을 하루도 떨치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수험생시절 “난 왜 그 당시 의사가 되고싶어했을까”란 고민도 수없이 했구요. (이 고민은 수험생때부터 해왔지만 수험생때는 그 고민할 시간에 집중해서 문제집 한문제를 푸는것이 더 이득이고 고민은 수능 이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 유보했었습니다)


1.“의대 가고 싶지?” “의사가 말하는 의사” “의학전문대학원의 실체” “인턴 일기” 등의 서적을 읽으면서 의사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2. 세브란스 병원에서 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핵의학과로 방사선사 실습수료 하면서 본 방사선사의 실체와 의사의 위치


3. 마음과 뜻이 맞아 같이 공부했던 고교친구들이 현재 울의, 고의, 경원한의, 원광의 등을 다니면서 저하고 가끔 만나 술 한잔에 털어놓는 그들의 진솔한 의대현실과 의사의 현실



웬지 수험생시절의 라끌님 후배가 되자는 목표는 수능점수 초고득점을 획득하여 인정받고자 하는 순진한 열망으로 가득찬 철없는 수험생의 모습이지 진정으로 내가 왜 이 직업을 하겠다 라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그 당시 관심사는 수학이었어요. 수교과를 졸업하고 천재고등학생들과 언제까지나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모습을 이따금 상상했습니다.)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대학 생활에 고민만 계속 하다가 다양한 경험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이루지 않고 시간만 흘러갔습니다.



고민 중에 새롭게 깨달은 점이 있다면


대학생활에 시험기간만 했던 “눈에 바르기”는 방사선학이라는 학문이 제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하였고.


“내가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왜 의대를 가야하는지 답을 찾지 못하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라는 고민만 빠져있던 저로써는 그 나마의 3년 학교생활을 이어나갈 하나의 변명거리가 스스로에게는 필요했으니까요.










주어진 현실에 대한 실망. 그리고 찾아낸 동기.


재학시절에 방사선학의 학문적인 원론과 접근법, 과정은 시험기간 써머리정리로 알고있기에 병원임상실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갔지만 병원에서 보이는 방사선사의 현실은 제 상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모든 책임과 권한은 전문의에게 있었고, 방사선사를 비롯한 의료기사는 책임 교수의 order 와 전공의지도하에 이루어지며 내가 갈 직업의 역할은 assistant로서 잘 이루어지도록 보조의 역할만 수행하는 모습에 많은 실망을 하였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라끌님도 보셨겠지만 MRI 검사를 수행하는 일은 분명 우리 직업의 역할이고 환자에 따라 다양한 parameter와 처치법에 맞추어 수행하여야 하지만 환자를 보고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덧붙이면 일정 업무 영역 이상을 담당의 허락없이 조치할 경우 의료기사법 제1조 “의료기사의 정의에서는 의사/치과의사의 지시와 감독을 받아 진료 또는 의화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자로 한다” , 영 1조 “의료기사의 업무영역과 한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에 위배되어 법에 의거한 품위손상행위에 저촉되어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훈계만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만일 방사선사 본인이 충분한 지식을 갖고있지 않고 그저 technologist가 아닌 technician적인 자각만 한다면 의사와의 trouble이 생겨 원활한 검사가 될 수 없으니 그래도 의사만큼 알아야 한다. 라고 하셨습니다. 이 점으로 갈등을 느낀 우리 계통 많은 선생님들은 병원생활에 회의를 느끼고(의사만큼 똑똑하고 잘 알아야 하지만 의사만큼의 권리는 없다. 본인이 알고있는 수준으로 자기만족에 그쳐야 하고 의사와 의료기사는 수평적관계가 아니라 수직관계에 있다는 현실) 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기십니다.


이때 든 생각은 제가 이 분야에서 아무리 실력을 쌓고 최고가 된다 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간다면 분명 내가 “의사”라는 면허가 없기 때문에 발생할 문제들과 부딪힌다는 점입니다. 내 직업도 엄연히 환자를 살리기 위한 넓은 의미의 의료행위에 포함되고 결국 병원을 이끌어가고 의료를 하는 주체는 의사이니까요.


조금 구체적으로 본다면 저의 현재 위치는 핵의학과 의료기사입니다. [재학시절 RI(nuclear radioactive isotope general license)를 취득한 것이 인연이 되어 핵의학과에 오게 된 것일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


여기서 PET검사나 감마카메라 등과 같은 전문검사 역시 ‘판독’에 있어서는 의사의 고유권한이고 해당 분야 “전문의”들의 역할이라는 사실이 아쉬웠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과 뿐만 아니라 방사선사-의사 간의 갈등의 핵심이죠. 초음파 사건도 그렇고..) 핵의학과 내에서 다른 분야(기계적인것들..)로 최고가 된다 하더라도 필연적으로는 판독에서 책임여부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저는 내다봅니다. 모든 검사의 대상은 환자가 되고 그 목적은 환자의 의료행위와 연관이 되어있으니까요.










- 왜 후배가 되고 싶은지


약간 글표현을 빌려서 써볼게요.


1. “물론 나는 우리 사회에서 의료기사가 가지는 한계 효과를 뛰어넘어 의사와 의료기사의 업무영역 분쟁을 초월하는 일에 나의 시간과 자원, 젊음을 던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편견에 맞서 싸우는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내 자신을 의사들보다 더 높이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이 나한테 만약 있다면, 의사가 되는 것 자체는 그 잠재력의 십분지일로도 가능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현 의료시스템의 수직관계를 붕괴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러기 위해 필요한 잠재력의 십분지일 이상은 아마 가지고 있을 것 같다.”



2. “내 자신을 넘어선 첫번째 승리, 그것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자세와 무한한 자신감”


-> 저에게 이것이 없었기에 저의 대학생활 5년은 고뇌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고뇌를 끊고 싶습니다. 못다 이룬 대입시험의 한을 조금 풀고자 서울대학교병원에 지원하였으나 최종에서 불합격..을 받고(최종입사자는 결국 학벌로 정해졌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차선책인 서울아산병원은 입사통지서를 받았습니다만.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채로, 향후 제 인생을 살기에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와 자신감이 없다면. 후배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인생의 큰 불행이라고 생각합니다.



3. “똑같이 특이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존경. 서울대에 오고나서 모든 건 바뀌었다. 이건 뭐, 내가 아무리 잘난체를 해 봐야, '어 맞아 나도 그래. 근데 나는 이것도 해봤다' 같은 식이었다.” “리더쉽을 강조하고, 존중과 존경 속에 자기발전을 지속하게 하는 문화와 커뮤니티”


->큰 충격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대학 입학하고 수능점수가 100점이상 차이나는 학생들, 수능이란 시험은 그저 또 다른 학교 땡땡이의 변명거리라는 생각을 가진 학생들과 한데 어울려 수업을 받으면서 수능에 미쳤던 나는 비정상이고 그들이 정상이라고 스스로를 채찍질 해가며 그들에게 맞추려 어울리지도 않는 것에 제 몸을 참석하고 정작 본인의 내면소리엔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 5년을 괴롭힌 고민의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에는 이런 사람이 없어서 마음한편으로는 늘 외로웠습니다. 이런 커뮤니티가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고 그저 “남들 사는대로” “좋은데 취직하고 결혼하고 애낳고 사는” “공부보다 놀기 좋아하고 뭐든지 반항적으로 하는” 그런 속에서만 환경이 형성되어 저도 “그들이 사는 것이 정상이고 내가 비정상”이라는 열등감에 휩싸여 그들을 흉내내려 5년의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4. “불필요한 검증을 회피하며 얻어지는 효율성과 신호 효과”


-> 전 이름도 없고 말하기도 부끄러웠던 전문대 타이틀을 달고 다니면서 난 학벌 외에 다른것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무난히 애를 썼습니다. 그 과정에도 얻은 것도 많았지만...학벌의 벽을 취업전쟁을 한번 겪으면서 실감하였습니다. 앞서 이야기와 중복되는데 대표적으로 목표한 서울대학병원에서는 진료부원장을 비롯한 서울대병원 핵심 인사들이 참석한 3차 최종면접에서 낙방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사적인 질문으로 채워진 면접이었지만 실제 합격자는 연/고대 1등 단 두 명 선발하고 마감하였지요. 면접 때 학벌의 리스크를 뒤집고자 만반의 준비를 했던 준비과정이 좀 허탈하다는 심정을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습니다)









현재의 나를 분석


제 모든 환경과 형편을 고려해볼때


1. 수능을 보는


2. 의전입학준비 어울리지 않다고 봅니다.


적성에 맞는 공부와 일을 찾았는데 거기에 나이의 리스크까지 쓴 채 수능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보거든요.


의전관련해서 더 잘 아시겠지만 제 생각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합리적인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년 이내에 사라지니 그 안에 합격을 해야는데 현재 저는 대학에서 방사선관련 과목만 이수를 하였지 4년제 의전준비생이 일반적으로 듣는 과목을 한번도 수강한적이 없습니다. 그저 5년전에 공부한 고교수준의 지식이 전부이죠. 이를 감안해서 생각한다면 의전 입학은 지방의전의 현실과 향후 미래에 관해 의대재학중인 친구들에게 들은 사실과 현재 대학에 대한 깊은 상처가 있는 저로서는 지금 입사한 병원을 버리고 준비를 해야될만큼의 분량이고 설사 동시에 한다 하더라도 바쁘고 힘들기로 유명한 그곳에서 사회생활 막내인 저에게 동시를 허락 할 만큼의 여유는 주지 않을거라고 봅니다. 거기다가 이 문제로 PMS 상담까지 마쳤는데 상담관은 3년제 전문학사의 꼬리표는 의전면접때 불이익으로 크게 작용하니 우선 명문 4년제로 편입을 권유받을 정도 였으니까요. 저의 이런 사정을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안되고(부모님은 당연히 자식이 허황된 욕심을 버리고 현실적인 선택을 하여 취업을 잘했다는 사실에 안도하십니다)오로지 스스로 준비해야 되는데 지금 입사한 병원을 버린다면 다시 부모님께 손을 벌리게 되는 불효자식이란 생각이 드는 것도 이유가 되겠네요.



이런 갈등과 고민 속에서도 실날같이 남아있던 고교때의 열망 모든 것을 수능에 쏟아부었고 최선을 다했기에 아무런 후회가 없던 그 날의 씁쓸한 추억..거기에 라끄리님의 후배가 되고싶단 생각은 머릿속에서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하루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왜 이러는지 저도 모를 정도로요..(현실 도피적으로 설의 강의실에 몰래 들어가 일일 설의생이 되어 도강하는 상상... 도강 후에 너무 어려워~ 역시 내길은 아니야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고교때의 열망을 깨끗이 잊어버리고 싶은 상상..)



그것 때문인지 괜히 컴퓨터 앞에 앉아서는 이따금 설의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면서 입시요강을 읽어보고 그랬죠.. 그런데 거기에서 미세한 희망을 찾았습니다



설의 학사편입학(현 의학전문대학원 수시모집전형)에 수시모집 전형에 특수 자격소지자 전형이 있더군요. 총 수시모집 정원의 10%이내 3명 내외로 알고 있고 “지원자 중 우수 과학자, 변호사, 예술가 등을 대학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심사하여 선발한다” “다양한 직업과 지식을 갖고있는 이들에게 의학의 문호를 개방하여 의학과 사회가 서로 소통하도록 하는데 이 선발의 목적이 있다” 이것을 읽어보고 이거다란 생각을 하였지만 과연 제 신분이 여기에 합당한 것인지라는 의문점만 들기도 하였습니다. 실제 합격자는 사법고시를 통과한 현직 검사 수준은 되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며 “어디 일개 의료기사가...” 자신감이 급 없어진 것도 사실이구요.











앞으로의 계획.


구체적으로 세워보긴 했습니다만 시기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조금씩 수정해나가되 큰 줄기는 이렇게 따라가는 쪽으로 하려고 합니다.


26세 : 아산병원 핵의학과 입사. (현재)


27세 : 인턴 수료 후 정식발령. 거친 아산병원 생활을 잘 견뎌내어 실력으로 인정받기


28세 - 늦어도 32세까지 : 4년제 학사학위 수료(병원 임상 선배 지도) + 관련 대학원 졸업(병원 지도..)까지 핵의학 전문 방사선사 면허 취득, 대한핵의학회 방사선사 논문부분 최우수상 타기. 미국 핵의학회 우수논문상 취득 TEPS 900점 획득 (모든 과정 달성 후) 수시모집에 응시하는데 이수해야할 선수과목/전공시험 준비하고 원서 제출.


33세 전후 : 합격시 병원 생활 청산 / 불합격시는 그 시기에 제가 지원가능한 다른 의대를 알아보려 하거나 아마 해외 이민, 혹은 결혼 준비를 할것 같아요.


33세 까지에도 설령 안되더라도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의학공부를 하는데 나이가 제한이 없다면 하고 싶습니다.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설령 안되더라도) 방사선사로서의 경력은 계속 올라갈테니 향후 방사선과 교수로 가는데 미력한 도움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합격가정)


36세 : 의사면허 취득.


37세-40세 : 1. 전문의 코스 / 2. 전공 연구


40세 이후 : 전문의를 마치고 규모가 큰 대학병원은 위계질서상 있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규모가 좀 작은 규모의 병원에 가서 핵의학과 과장이 되기.


핵의학과 과장이 되어서 오전에는 환자 진료 및 검사, 업무 총괄(방사선사 출신 방사선과 의사이닌 만큼 방사선사와 방사선과 의사 양쪽 모두를 잘 관리하는 사람) 오후에는 때에따라 출강. 내 모교인 전문대를 비롯하여 방사선과가 개설된 학교의 핵의학 과목 외래 교수 / 특강 강사로 나가 핵의학에 대해서 강의해주고 기회가 된다면 의대에도 가서 핵의학 관련해서 강의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의대 정교수는 더 훌륭한 사람이 많고 20살에 입학한 것도 아닌만큼 저는 저만의 분야인 방사선사 출신을 활용하여 방사선사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싶네요. 의대도 가르치고 싶지만 방사선사 쪽은 임상과 학교교육의 갭이 존재하기에 현재도 임상 방사선사 선생님들이 시간을 내어 특강이라도 해주는 쪽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50-60대가 되겠네요. 그때에는 현재 한국 핵의학에서 한획을 그으신 고창순 서울의대 교수님처럼 한국 핵의학에 한획을 그을만큼의 업적을 내고 싶습니다. 업적을 내어 내 영광보다는 순수한 학문적 열망이지요. 상같은건 관심없습니다. 저는 방사선과 재학시절 국가고시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면서 가르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깨달았거든요.


60대 퇴직 이후에는 그래도 의사 면허가 있으니 천수를 다하는 날까지 기본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방사선사는 현재로선 아무 길도 없지만 의사는 가벼운 감기나 응급처치정도라면 의료행위를 해주더라도 최소한의 노후대책과 남을 돕는 즐거움은 계속 누릴 수 있지않을까요.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1. 계획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2. 40세 전공의가 된다는 것에 대한 잠재적 trouble 여부 / 의학공부시 패널티(?)존재여부


3. 특수자격소지자 전형이 2017년 이후에도 존재할 것인지


4. 향후 타 의대에서 이 전형이 도입될 가능성은 있는지


5. 결혼준비관련(이성교제, 금전적문제, 내집마련 등) 을 현 계획에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인생의 선배님으로서 저의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는것이 좋을지 주관적인 견해를 듣고싶습니다. 현 상황에서 직업을 계속할 경우 발생하는 기대소득은 정식발령시 초봉 세전 4천 정도 될것이며 향후 초과근무.상여금으로 오차범위 상승 폭이 기대됩니다.(대신 국립병원같은 개인시간은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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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cri · 2 · 12/01/25 11:55 · MS 2002

    글 다 읽어 보았고요. 생각과 고민에 공감도 많이 되고,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고 힘들었을지, 그 마음고생의 총량은 본인밖에 느낄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갑니다.

    질문에 답변 드리자면,
    1. 실제 임상에서 근무를 하면서 실력으로 두드러진다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닐 겁니다. 다만 계속 공부하고 진지하게, 열심히 일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분명히 지금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의 길이 열릴 거고요. 현재는 전문학사라서 대학원을 바로 갈 수는 없나요? (저도 전문학사의 권한 차이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라서..) 만약 중간에 편입이건 무엇으로건 학사를 따야 한다면, 그 과정을 밟고, 대학원 공부도 하는 건 찬성입니다. 꼭 지금 이야기한 길로 가지 않더라도 학위를 더 많이 따면 분명히 더 시야도 넓어지고 기회도 많아질 거에요. 수능 시험 하나로 조금 인생이 꼬인 것처럼 느껴진다 해도, 계속 치열하게 기회를 노리는 사람에게는 분명히 그 기회가 주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에 학부 단위에서 서울대 의대에 입학하는 식으로 그 기회를 찾는 것보다는, 그 열정을 대학원 입시에 투자해서 해외의 더 좋은 대학원들을 목표로 하는 게 더 발전적인 선택 아닐까 싶습니다.

    2. 명시적인 페널티는 없겠지만, 만약 서울대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밟고자 한다면, 27살 여자 전공의 지시에 따라 이런 저런 일들을 해야 할텐데, 그런 게 본인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지, 혹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을지 정도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고, 저희 동기 중에도 40 가까운 분들 있으셨는데 다들 문제 없이 전공의 과정 밟고 계시고 있습니다. 서울대의 장점이 나이나 환경 이런 걸 떠나서, 일단 같이 입학한 사람에 대한 존중이 있으니까,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들어왔다면 무시하고 그런 건 전혀 없을 겁니다.

    3, 4. 이건 대학의 정책적인 문제인데다가, 정규 입시 전형이 아니어서 제가 답변드릴 수 없을 것 같고요,

    5. 많이 발목을 잡을 겁니다. 대학 공부를 한다는 건 기회비용이 대단히 큰 일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돈을 벌면서도 병행할 수 있거나, 짧고 굵게 끝낼 수 있으면서, 기회 비용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대학원 공부에 초점을 맞추셨으면 좋겠습니다.

  • becomeahuman · 402817 · 12/02/26 14:01 · MS 2012

    글작성하신분 정말 너무 멋지십니다. 배우고싶다는 그 갈망. 재수생신분인 저는 이글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작성자분이 원하시는방향으로 술술 풀리기를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