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같은 경험, 같은 방황을 했던 사람으로서...
우선 잡설부터 할게요.
지금 있는 위치에서 한 발짝만 물러서서 좀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세요.
이상과 꿈은 물론 중요해요.
다만, 이게 도전 가능한 그런 것일때 가치가 있는거죠.
만약 꿈이 저 멀리 안드로메다 성운으로 가는 그런거라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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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3때 검사를 희망했어요.
아래처럼 자소서도 썼었으니까 분명히 믿으시겠죠?
(아쉽지만 불합격했고, 저는 지금 또다른 도전을 하고있네요)
1. 지원동기와 진로계획을 중심으로 우리 대학교가 특기자전형에서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기술하여 주십시오.
▶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0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합니다.
저는 검사가 되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귀 대학에 지원하였습니다. 현대 사회는 다원화 사회로 변모하면서 점차 화이트칼라 범죄가 증가하게 되었고, 윤리적인 논의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논의가 필요한 사건들이 늘어나 과거에 비해 그 복잡함이 배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검사가 되기 위해서는 다방면으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지닌 다빈치와 같은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섭적인 학문을 지향하는 학제적인 요건뿐만 아니라 제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서 지난해 귀 대학이 설립한 자유전공학부에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심리학을 중심으로 전공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심리학은 사건 사고의 구성 요소인 범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를 이해하고 또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가장 기초적이고 바탕이 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재학 기간 동안, 검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사회 내적ㆍ외적 지식들의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그러나 형사소송에서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를 수사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범죄수사에서 사법경찰관리를 지휘ㆍ감독하는 등 검사의 직무는 관련 영역의 심리학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자유전공학부에서 범죄심리학과 사회심리학 및 임상심리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검사로서 법원에 대하여 법령의 정당한 적용을 청구하여 사회 질서를 지키는 임무도 중요하지만, 재판 이후에 범죄자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제가 생각하는 검사의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범죄자에게 법을 통한 제재가 이루어지더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개선의 노력이 없다면, 추후에 재범의 가능성이 있어 사회 질서 유지에 기여하는 바가 없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검사가 되더라도 사회의 틀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법의 정신에 따른 소신 있는 판단으로써 제가 맡은 소송에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
그런데, 있잖아요. 제 경험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아마 이때가 당시의 서울대 수시전형 제출기간이었을 거에요.
이 자소서를 쓰기 전에,
저희 담임 선생님이 저에게 알려주셨어요.
검사는 사회를 바꾸는 그런 위치는 아니라구요.
오히려 사회를 바꾸어나가려면 행정부나 입법부의 고위직쪽으로 진출하는게 훨씬 좋다구요.
검사라는 역할을 맡은 사람은, 물론 크게 보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은 맞아요.
다만, 이 일은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사람'을 법의 심판 앞에 세우는 일을 하는 겁니다.
이런 사실들을 제게 알려주시고 담임 선생님은 저에게 물어보셨습니다.
그래도 검사가 될래?
분명 한편으로는 생각이 짧았고, 또 한편으로는 머릿속에 검사가 되겠다는 일념밖에 없던 저였으니까
당연히 검사가 되겠다고 했죠.
그랬더니 저희 담임 선생님은 이렇게 말해주셨어요.
그럼, 그 검사라는 위치에서는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생각해봐.
법을 만들거나 바꾸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법에 따라서 심판하는 사람일 뿐이지.
하지만 검사는 이 심판을 어떻게 내리냐는 점에는 관여할 수 있어.
무서운 형벌을 요구할 수도 있고, 아니면 딱한 사정을 봐줄 수도 있지.
검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몇 명의 인생이 뒤바뀔 수도 있는거야.
어떤 사람은 벌을 받고도 다시 죄를 저지를테고,
또 어떤 사람은 정말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테고.
이런 일들이 검사가 정말로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일들 아닐까?라구요.
고대경영12학번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orbi.kr/1334083 이 글을 읽고 들려드리는 저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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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상을 갖는다는게 나쁜건 아닙니다..
근데 우선은 눈앞의 입시부터 끝마치신 후에 고민해보셔도 늦지 않을 문제인거 같습니다.
비추 받으신건 수능 얼마 안 남은 시기에 님의 글이 너무 뜬금없어서 그랬던거 같네요.(전 안눌렀음;)
근데 작성자님 말 정말 잘하시네요; 현역때 저런 단어들을.. 통섭적, 학제적 ㄷㄷ;;
현실과의 타협이니 뭐니해도 일단은 내 지금현재의 본분이 수험생임을 잊지않는게 (이시점에선) 중요한거같아요.
당장 내눈앞의 돌다리조차 건너지못하는데(혹은 건너지않았는데) 허황되게 미래만 그리는게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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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어떤글에 달았던 댓글인데, 여기서 허황된 미래란 단어선택때문인지 비추가붙어있네요.
뭐 어쨋든, 샤느님하고 같은생각입니다. 일단은 수능!
여담이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에는 정면돌파해서 바꾸는 방법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어요
제 생각엔 안철수 교수님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함
그 사람 자체로도 빛이 나고 조금만 행동해도 뭔가 있을거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잖아요.
담임 선생님께서 정말 단순한 대학 진로 상담이 아닌 인생 진로 상담을 해주셨군요
멋지십니다...
담임 선생님이 되게 좋은 분이시네요.. 그런 말도 해주시고..
멋진 담임선생님을 만나셨네요..
글삭제 하지 말아주세요...스크랩 해놔야겠습니다....
결론: 일단 큰뜻을 품었으면 대학부터 잘가고보자
+그나저나 역시 에피의 위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