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오르비언에게 보내는 편지
그냥 말 놓을게. 어차피 서로 나이도 아는데.
미리 밝히지만 이 편지를 쓰는 건 절대 너를 원망한다든지, 나를 좋아해달라든지 그런 시답잖은 얘기나 하기 위함이 아니야. 그러니 부담갖지 않아도 돼. 다만 끝까지 읽어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고 싶어.
고백하건데, 너가 처음 쪽지 보낸 그 날로부터 며칠 뒤 내 생일에 나는 이 세상을 등 지려 했어.
나로서는 오리라고 생각지도 않았던 지금을 살고 있는 셈이지.
너하고 쪽지로 솔직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내가 품은 생각에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더라.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가 이렇게까지 나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다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어. 참 오랜만에 기뻤던 것 같아. 이미 굳어질 대로 굳어진 내 입꼬리가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계속 쪽지를 주고 받으며 너에 대해 알아가고, 그러면서 내 인생을 돌아보기도 했지.
그러다가 알게 되었어. 나는 더 살고 싶어한다는 걸.
이대로 눈을 감고 싶어하지 않는다는걸.
그러다 내 생일날이 왔어.
지난 몇 달간, 플래너의 내 생일 페이지에 간직해두었던 유서를 들고 오전 2시 30분에 옥상으로 올라갔어.
원래대로라면 불어오는 바람에 내 몸을 맡겼을 그 시간.
바람은 예정대로 불어오고, 모두들 예정대로 잠들어 있던 그 시간.
예정에 없던 선택지를 골랐어. ‘불어오는 바람에 유서를 찢어보내고 오늘의 계획을 세운다.’
혼잣말로 “생일 축하한다.”고 되뇌고는 다시 집에 들어왔어. 생일날 나는 한 번 더 태어난 셈이지.
옥상 계단을 내려오면서 다짐했어. 이제 다시는 허튼 생각 안 하겠다고.
그리고 나를 구해준 네게 어떻게든 도움을 주겠다고.
그런데 솔직히 용기는 안 나더라. 내가 어떻게 하면 널 도울 수 있을지 방법도 모르겠고.
떠오르는 방법이라곤 물질적인 것 말고 없었어. 그래도 그게 도움이 된다면야 기꺼이 내주고 싶었고.
기억날 지 모르겠지만, 내가 인간 관계가 끊어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을 거야.
그러다가 먼저 만나지 않겠냐고 제안했지만 내가 거절한 그 다음날에 내가 대면 약속을 제안했지.
내가 변덕쟁이라서? 아니. 나를 살려준 이가 누구인지, 또 그에게 보잘 것 없는 도움이라도 전하고 싶었기에.
막상 너를 대면했을 때는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더라.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저 내가 주기로 한 물건을 “이거.” 하면서 건네는 것 말고는.
그렇게 나는 내 생명의 은인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음...쑥스러워서? 거의 도망쳐온 거 같아. 에잇 이불킥!!!
그래도 기분은 좋더라.
그 이후로는 점차 쪽지가 줄어들었지.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널 또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서 먼저 쪽지를 보냈었지.
뭐 그 쪽지는 결국 읽히지 않았지만. 그리고 너는 탈퇴했더라고.
전혀 서운하지 않아. 네게 나는 부담이었겠다 싶어서 오히려 미안한 마음뿐이야.
왜 그런 경험 있잖아? 지금 내 상황도 좋지 않은데다 난 저 사람이 그리 내키지 않는데 그 사람은 내게 호의를 베풀어 줘서 불편하던. 괜히 집적대는 거 같고. 나는 그런 경험이 있어서 너도 그런 상황이지 않았을까 싶어.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냐...
나를 살려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 닥쳐올 고난 때문에 너가 간직한 생각에 회의를 품지는 말았으면 좋겠어.
그건 굉장히 숭고한 뜻이니까.
그리고 너는 나를 괴물로 볼 지도 모르겠고, 지금 이 글 자체가 짜증날지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는 꼭 기억해줘.
이 세상 누군가는, 변함없이 너를 응원한단다. 혼자서 모든 부담을 짊어지려 하지 마.
너가 선생님이 되어 키운 학생들이 가꿀 이 나라의 모습을 상상하면, 저절로 긍정의 에너지가 솟아나. 분명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세상일거야.
너가 이 글을 볼지 안 볼지 모르겠어. 그렇지만 이 편지를 유리병에 담아 이진수의 바다에 퐁당 던져넣어본다.
언젠가 너에게 닿기를.
0 XDK (+5,160)
-
4,160
-
1,000
-
https://www.instagram.com/reel/DAxuKHLSDT2
-
이감 앱 1
있었구나..이감은 역시 자본이 ㄷㄷ 한줄평 유사 커뮤니티네
-
킬캠 시즌1은 좀 재밌었어욤 제 기록은 92 1번 93 1번 96 4번!
-
작수~올수 전날까지 수험생활 1년을 무한회귀해서 천재가 되서 탈출하는거임
-
미적분 왤케 비슷한 접근법 계속 쓰는 느낌이지 시즌2 미적분이 특히 그럼 공통은 잘...
-
알피엠 풀고 어삼쉬사 들어가도 ㄱㅊ을까요?
-
관종? 자랑?으로 밖에안보이노 뭐 기록용이라는데 니 수첩에쓰면되지않나ㅋㅋ 뭐긁혀서...
-
풀 때 태도, 발상 같은 것들 실모 푼 것들 모아서 정리해야겠다 오늘은 뭐 문제...
-
님 몇 살임?? 4
저 ㅈㄴ 빠른 03임
-
현 수학교육과정 몇학년도 수능까지 유지되는 건가요? 그리고 그때까지 현교육과정...
-
이감 6-5 4
평균 왜이리 높음 ;;
-
왜 정작 수능땐…
-
3-2라서 신경 안썼더니 몰랐다
-
군수생 달린다 7
붸베렑공부하시싫러공부죽어
-
그래도 그냥 적성 맞는쪽 가는게 맞겠져?
-
9모 언매 97 문학1틀 고전시가 쉽길래 눈 힘 풀고 풀다가 먼 등신같은 짓 했고...
-
수능때 22211을 반드시 쟁취
-
두각 1층에서 분쟁 해결중ㄷㄷㄷ
-
목동 갈 수도 있음 일단 내 공부 스타일은 구조독해형임 강민철이 잘 맞는
-
지인선 50분컷 8
다맞았다 이거 초반이라 좀 쉬운듯
-
빡모? 해모?
-
6-5 언제 나오나
-
게시판에 상담글 이라던가 아니면 그냥 자기 소소한 일상이나 지리 관련 흥미로운 것들...
-
피곤해... 0
아침 단과 듣는분들 존경스럽습니다... 이걸 어케 버티는거임
-
1,2번 답 좀 이야기해주세요... 그리고 2번 찬반은 둘 중 아무거나 선택해도 되는거 맞나요?
-
이해원 4-0 1
슴슴하네용 담백하고
-
수바18회개쉬움 4
응 기만맞음ㅅㄱ
-
옯창이 된거 가튼 기분
-
부모님은 주말에 놀러가면서 맛있는 거 이모들이랑 먹고 오면서 나한텐 살 찌고 몸에...
-
그 쪽지는 너굴맨이 처리했으니 안심하라구! 따봉구리야 고마워~!
-
듄모 84점맞고 글올렸더니 밑에 강k 100점이 수두룩하네... 2
난 범부였어
-
20번 맞는줄 알았는데 허허
-
고등어 쌀밥 미소국 13
점심
-
해외 살다 온 케이스여서 국어를 잘 못하내요 ㅠㅠ 초4~중2: 영어 책만 읽고...
-
발표 너무 별로고 발음 또박또박하라고 불평하니까 표정 막구기네ㅎㅎ
-
Ebs실모 사서 했는데 연계 문학 작품이 단 하나도 없고 지문 배치도 더럽게 이상함
-
그게 나임... 홍세 조형대 다니는데 백분위 92로 자전 추합했었음 비전공자들한테...
-
나는 조커라는 인물을 전개히는 방식부터 마무리까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데 3편이...
-
수2 설맞이랑 섹스 하고 왔습니다 꼭꼭 푸십쇼 그냥 goat임 110여문제 정도밖에...
-
생명 2등급은 백호 실모 시즌 몇 정도가 적당할까요 0
6, 9모 전부 2등급이었는데 백호 실모 시즌 몇을 풀어야 가장 효과가 좋을까요?...
-
이감 표본높음? 1
ㅈ같네
-
작년에 생각도 안했는데 지구과학 시간에 쓰면 됐구나
-
한완수 스타일이 좋네요
-
범위를 늘려본다고 해도 분수함수 적분인데 x=0이 구간내에포함되어서 뭘 해도 안되는거같은데 이거..
-
분컷 72점 ㅜㅜ
-
인강 강사 풀커리 타면서 독학으로 책 찬찬히 읽어 보며 공부하는 애들보다 못하는...
-
제일 얻어갈게 많은것같음.. 혼자 4점도 어느정도 많이 풀어보고..
-
분컷 92는 대체 뭐지 100은 죽어도 안나와
-
6평 국어 몇 점이신가요
이진수의 바다.. 멋진 말이네요
인터넷 말하는거죠? 첨에 누구 이름인줄
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와 세계의자아화 와
:)
진짜 힘든 시간 보내셨던거 같은데 삶의 희망을 찾으셔서 다행입니다 마지막 표현은 정말 감동적이네요
칭찬 감사합니다:)
앞으로 하루하루 굉장한 의미 있는 날을 보내셨으면 하네요.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살은 진짜,,,, 다시는 생각하지도 마세요 그게 자신을 위해서든, 부모님을 위해서든,,,,,
다시 태어났는걸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3
그동안 힘들었던 일도 많았을텐데 이겨내주어서 고마워요!
대검찰청님도 부디 힘내셔서 바라는 결과를 이룩하시길 기도할게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인생,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거라곤 덕코인밖에 없네요,,,
있는거 다 드렸어요!! 의미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
의미 없다니요! 저한테는 천금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진수의바다? 이동식디스크 같은느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