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l.A [797515] · MS 2018 · 쪽지

2018-04-08 19:04:39
조회수 1,790

삼반수.txt

게시글 주소: https://cuttingedge.orbi.kr/00016768795

안녕하세요 올해로 21살 되는 삼반수생입니다.

제가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성격이라 양해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현역시절 3년내내 제 알량한 재능만 믿고 공부 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영어 국어 1등급이라는 허명 아래에서 자만하며 조금만 공부하면 수학 1등급은 금방이리라고 생각하고 지냈습니다.

매일매일 친구들이랑 피시방가고, 여자친구 사귀고, 이것저것 딴짓하며 부모님 속 썩이는 쓰레기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수능이 다가왔고,

내신등급이 4였기 때문에 수시 6락이라는 화려한 타이틀과 함께

제 2016년 수능은 박살이 났습니다.


15155... 영어 국어를 제외한 모든 등급이 5.

어느 곳에서도 합격시켜주지 않는 성적에 저는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재수한다고해서 사람이 180도 달라지지는 않더군요.

처음 몇달은 불태우며 공부했습니다. 6월 모의평가 때 12124라는 성적이 나왔습니다.

어떤 분에게는 우스운 성적일지 모르지만, 제 평생 가장 높은 성적을 받으며 전 우쭐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슬슬 나태해짐이 느껴지더군요.

제가 목표한 대학에서 한참 멀어진 성적을 가지고도 저는 점점 더 느슨해졌습니다.


그렇게 제 2017년 수능마저 박살이 났습니다.

14144 였던가요...? 발전이 없었습니다.


현재는 전북대학교라는 지방국립대에 겨우 들어가 3월부터 반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모님은 제가 반수를 준비하는 것조차 모르시는 상황입니다.

필수로 들어야하는 과목 4개를 제외하고 어떤 수강신청도 하지않았으며,

한 과목을 제외하고 모두 출석하고 있지 않습니다.


모아둔 돈의 일부로 대성마이맥과 이투스 프리패스를 끊어서 매일 인강을 듣고있습니다.

사실 인강은 많이 듣지 못했습니다. 그간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자는 목적 하에 기출문제집을 계속 풀고 있거든요.


주말마다는 서울에 올라와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2학기때 휴학을 하며 부모님께 제 삼반수를 고백하면, 어떤 재정적 지원도 받지 못함을 알기때문입니다.

제가 하는 알바가 편의점 알바이기 때문에, 월 34만원이라는 돈으로는 어떤 학원도 등록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제가 하게될 삼반수는 독서실에서 혼자, 인강들으며 공부하는 그 어렵다는 독재입니다.


제가 묻고싶은 것은,


연세대, 고려대정도의 명문대 공대에 진학하려면 어느정도의 성적이 필요할까요?

제 목표는 컴퓨터공학과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조그마한 조언이라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저와 같이 백지상태에서 독재 삼반수를 하신 분이 계신다면, 그리고 혹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셨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생활패턴으로 하셨는지 감히 물어보고 싶습니다.


저도 제 스스로가 연세대, 고려대 갈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해만큼은 제 자신에게 당당해지고 싶어서

오르비에 찾아와 이 기나긴 글을 쓰게 됬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